티아라의 기사가 뜨면 악플(안 좋은 댓글들)이 쏟아진다. 응원의 글은 손에 꼽을 정도. 그런 티아라가 지난 25일, 첫 국내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다. 정면돌파였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아니, 기대가 없었기에 놀라웠을 수도. 콘서트 당일이 크리스마스였음에도 불구하고 1000석이 넘는 규모의 객석에는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의 팬들이 가득 들어섰다. 음지에서 활동하는 안티보다 현장에서 응원하는 팬이 많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문뜩 생각이 들었다. 티아라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현장의 반응을 참고하자면 일단 긍정적이다. 이날 티아라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국내 첫 콘서트 '디어 마이 패밀리(Dear my family)'를 열고 팬들과 만났다. 공연에 앞서 받아 본 2시간 남짓한 일정으로 짜인 큐시트에는 누구나 알법한 히트곡 제목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팬들은 이들의 노래가 시작될 때마다 뜨거운 환호로 반가운 마음을 표시했다.

'섹시러브'부터 '러비더비', '보핍보핍', '왜 이러니', '크라이 크라이', '데이 바이 데이', '넘버나인', '처음처럼', '롤리폴리', 최근 발표한 '슈가프리'까지. 제외된 멤버들의 솔로무대까지 더해진다면 더욱 완벽한 리스트가 될 듯했다. 국내 여자 그룹 중 이 정도의 레퍼토리를 가진 그룹이 있을까. 티아라의 현재가 더욱 안타까운 부분이다.
이들은 데뷔 후 6년간 다양한 무대에 서며 공연을 펼쳐왔지만, 단독으로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2년 전 사건으로 그들에게 안 좋은 여론이 형성돼 아직까지도 고전해오고 있기에 사실 이번 콘서트 개최는 도전 혹은 정면돌파인 셈이다.
티아라는 밝은 분위기로 무대를 이어갔다. 공연 초반 효민이 첫 인사를 건네며 살짝 울먹이긴 했지만 예상됐던 '눈물의 시간'은 없었다. 이날 멤버들은 "여러분이 너무 그리웠다. 많이 돌아온 거 같다. 3년 전에 콘서트를 연다고 했는데 취소돼 실망하셨을 거다. 이렇게 와주셔서 정말 고맙고 앞으로 잘해 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국내 첫 단독콘서트를 개최한 소감을 밝혔다.
공연의 말미에서야 감동코드에 시동이 걸렸다. 히트곡 대부분이 신나는 댄스곡들이기 때문일 터. 이들은 정성스럽게 준비한 영상을 통해 "버틸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티아라는 "오늘 이무대에서 설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여러분 덕분이다. '티아라 팬이어서 다행이다'라고 느낄수 있도록 더욱더 열심히 하는 티아라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팬들을 보며 버텨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나아갈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지연과 효민의 솔로 데뷔 이후 완전체 티아라가 '슈가프리'로 활동을 마무리하고 중국 활동을 시작했을 때, '이제 티아라는 대륙으로 시선을 돌렸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티아라는 3년 전 했던 국내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면서 다시 한 번 돈독해졌다. 이제 남은 과제는 등돌린 대중을 설득하는 일. 이들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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