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완공된 이천 LG 챔피언스파크 효과가 벌써부터 드러나고 있다. 신인선수들 외에도 재활선수와 베테랑 선수까지 자발적으로 이곳을 찾아 2015시즌을 준비 중이다. 이천서 훈련 중인 선수들 모두 “한 번 여기 오면 다른 곳은 갈 수 없다”며 최고·최신시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세운다.
실제로 챔피언스파크에는 없는 게 없다. 무엇보다 아시아 최대 규모 실내야구 연습장은 한 겨울에도 모든 훈련을 가능하게 해준다. 가로 80m·세로 80m 높이 26m의 규모에 10도씨 이상을 유지하는 온열판으로 인해 아무리 추워도 훈련하는데 지장이 없다. 현재 LG 신인선수들과 군전역 선수들, 그리고 몇몇 베테랑 선수들은 이곳에서 모든 종류의 수비와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실내연습장이 숙소와 붙어있기 때문에 한 밤 중에도 조명을 키고 이곳을 이용한다. 식단 또한 선수들에게 적합한 영양식이 준비되어 있다. LG 관계자에 따르면 이천 식단이 잠실구장 식단보다 단가가 높다고 한다. 몸이 만들어지는 신예 선수들이 주로 이용하는 만큼, 음식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신예선수들을 지휘하고 있는 최정우 코치는 지난 22일 “이곳이라면 안 되는 것도 되게 할 수 있다. 구리 때 불가능했던 모든 것들이 이뤄질만한 장소다”고 웃었다. 지난겨울까지만 해도 구리에 있던 LG 선수들은 겨울이면 작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연습을 했다. 가로 폭이 10m도 안 되는 곳에서 난로를 키고 내야 펑고를 받았다. 비닐하우스가 워낙 작기 때문에 외야 펑고, 외야·내야 릴레이 플레이 연습 같은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하지만 챔피언스파크 실내연습장에서는 연습경기도 가능하다.

다목적 재활센터와 거대 규모의 트레이닝룸, 사우나도 챔피언스 파크만이 지닌 장점이다. 류제국과 우규민이 재활 장소로 이 곳을 택한 이유 역시 모든 종류의 재활시설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왼쪽 고관절 수술을 받은 우규민은 “이곳에서는 내 자신에게 더 집중할 수 있다. 서울에서 재활하는 것도 생각은 했었다. 그런데 수술로 인해 몸도 불편하고 매일 집에서 출퇴근하며 운전하는 게 좋지 않을 것 같았다. 마침 딱 맞는 장소가 생겼다. 내게는 이천이 가장 좋은 곳이라 생각한다. 내년 시즌을 위해 정말 필요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우규민은 “수영을 통한 재활시설까지 있다. 숙소도 잘 되어 있어 규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제국이형도 무릎 수술을 한 만큼, 재활 프로그램이 많이 비슷하다. 둘이 함께 재활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있다”며 “서울에서 좀 떨어진 곳이지만, 그래서 더 좋다. 시골에 놀러온 느낌도 들고 조용하다. 서울에 있었으면 이런 저런 약속도 잡히고 재활에 집중하기 힘들 수도 있을 텐데 이천에서 먹고 자니까 그런 문제가 없다”고 복귀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예 육성 역시 챔피언스파크로 인해 가속페달을 밟을 예정. LG 김동수 2군 감독은 “선수들이 시간만 투자하면 언제든 연습할 수 있는 곳이다. 사실 구리는 시설이 열악했다. 숙소에서 그라운드까지 너무 멀었다. 숙소 건물 아래에 있는 웨이트 시설 또한 부족했다. 이곳은 모든 게 최고다. 이런 인프라를 갖춰 놓고 1군 선수를 못 키우는 것은 안 된다고 본다. 앞으로는 신예 선수들의 성장도 2, 3년 단축될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2015시즌 프로야구는 3일 휴식기 없이 144경기로 치러진다. 우천순연을 제외하면 7개월 동안이 매주 6경기를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선수층이 두터운 팀이 상위권에 자리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김동수 감독은 “1군을 보강해줄 수 있는 2군을 만들겠다. 1군에 부상자가 생기거나 취약 포지션이 발생하면, 2군이 그 자리를 메울 수 있게 하겠다”고 내년 목표를 설정했다.
LG는 21세기부터 유망주 잔혹사에 시달리고 있다. 유망주들이 끝내 꽃을 피우지 못하거나, 다른 팀으로 이적한 후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프로 1, 2년차에 불과한 투수가 혹사로 인해 구위를 잃고, 수술과 재활이 반복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제는 아니다. 최고의 시설이 있는 만큼, 의지만 있으면 누구든 야구계의 신데렐라맨이 될 수 있다. 오늘도 이천에선 새싹들이 잠실을 바라보며 땀을 쏟는다.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