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간다’가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급 가수들의 대결로 시청자들의 귀를 호강시켜주고 있다. 실제 ‘나가수’에 출연했던 그룹 바이브의 윤민수를 비롯해 JTBC ‘히든싱어’ 원조가수로 무대에 올랐던 조성모, 이재훈, 김태우 등 베테랑 가수들이 ‘노래 가사 맞추기’ 대결을 펼쳤다.
JTBC ‘백인백곡-끝까지 간다’(이하 끝까지 간다)는 5인의 스타와 100인의 선곡단이 함께 하는 노래 대결 프로그램으로 선곡단의 애창곡을 스타가 틀린 부분 없이 4단계까지 무사히 불러내면 세계여행상품권이 주어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끝까지 간다’ 게스트들만 놓고 보면 연말 가요제를 방불케 한다. god의 손호영과 김태우, 바다, 이정, 이재훈, 조성모, 포맨의 신용재, 씨스타의 소유, 슈퍼주니어의 규현, 강인, 2AM의 진운과 창민 등 음악프로그램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가수들이 출연해 무대를 꾸민다.

‘끝까지 간다’의 재미 포인트는 두 가지다. 데뷔 20년차 가수들도 노래 가사를 맞추다가 멘붕에 빠지는 모습과 이들이 시원시원한 가창력으로 무대를 꾸미는 모습이다.
꽤 오랜 경력이 있는 가수들, 가창력을 인정받은 가수들이 눈앞에 보이는 가사를 제대로 조합하지 못해 쩔쩔 매기도 한다. 자신만만해 하던 가수들도 막상 가사가 섞여 화면에 나타나면 크게 당황해한다. 아는 노래라고 할지라도 가사들이 흩어져 있어 조합해서 부르는 것이 영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
첫 소절까지는 자신 있게 부르다가 가사가 뒤섞인 화면을 보면 그때부터 가수들의 멘붕이 시작된다. 선곡단이 대부분 대중적이 노래를 들고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매번 이런 상황들이 벌어진다. 때문에 4라운드까지 도달하지 못해 해외여행 티켓을 거머쥐는데 실패하는 일이 수도 없이 벌어진다. 지금까지 해외여행 티켓을 거머쥔 팀이 두 팀이라는 게 ‘끝까지 간다’ 대결의 난이도를 증명하고 있다.
특히 이재훈은 아이유의 ‘좋은 날’을 부르다 그대로 자리에 앉아 빠르게 눈을 돌려가며 가사를 조합하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고 손까지 떨었다. 대결 앞에서 크게 긴장하는 가수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많은 재미를 선사했다.
그러나 ‘끝까지 간다’에는 가수들의 이 같은 모습만 있는 것이 아니다. 비록 대결에 실패했을 지라도 제작진이 세션의 연주를 멈추지 않고 그대로 둬서 가수들의 무대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윤민수는 2라운드에서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을 부르다가 실패했지만 그의 애절한 보이스를 끝까지 들을 수 있었다. 이뿐 아니라 가수들은 선곡단과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가수들이 라운드 미션곡 무대를 꾸미는 등 시청자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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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끝까지 간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