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어떻게 우리은행을 잡았을까. 숨겨진 비결이 있었다.
인천 신한은행은 26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개최된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4라운드에서 춘천 우리은행을 61-55로 물리쳤다. 2위 신한은행(11승 5패)은 선두 우리은행(16승 1패)의 개막 후 17연승을 저지하며 시즌 첫 패배를 선사했다. 두 팀의 승차도 4.5경기로 줄었다.
이날의 핵심은 신한은행의 로테이션 수비였다. 정인교 감독은 주포 임영희를 바짝 조였다. 전담마크맨은 물론 도움수비까지 붙이면서 임영희가 제대로 공을 못 잡도록 했다. 대신 이은혜와 양지희 등의 외곽슛은 막지 않았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날 임영희는 11개의 야투 중 2개만 넣으면서 6득점에 그쳤다. 3점슛 3방은 전부 불발됐다. 이은혜의 3점슛 시도 4개는 모두 실패였다. 정인교 감독의 지략이 들어맞은 셈이다. 경기 후 정 감독은 “임영희에게 하도 얻어맞아서 적극적으로 스위치하고 도움수비를 했다. 자유투를 많이 준 것 말고 후반전에 수비가 잘됐다”면서 만족했다.
로테이션 수비의 경우 5명이 한 사람처럼 움직이는 유기적인 조직력이 핵심이다. 한 선수만 약속을 깨더라도 오히려 쉬운 기회를 내주며 전체수비가 깨진다. 신한은행은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보고 힌트를 얻었다고. 샌안토니오가 지난 시즌 파이널에서 르브론 제임스(30, 마이애미 히트)를 어떻게 막는지 보고 연구한 것. 제임스가 가상의 임영희였던 셈이다.
김단비는 “샌안토니오 비디오를 보고 로테이션 수비를 연구했다.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했다. 옆에 있던 김연주가 “비밀을 알려주면 어떡해?”라고 하자 김단비는 “아 사실 도움 하나도 안됐어요. 그냥 기분전환용이었죠”라며 깔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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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