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SBS '가요대전'의 실패를 타산지석삼아 가요로 축제를 열었다. 시상식 대신 짜임새있는 구성으로 프로그램을 기획, 매끄러운 진행을 선보이며 퀄리티 높은 무대들을 연출해내는 데 성공했다. 한해를 빛낸 선후배 가수들이 한데 모여 화합의 장을 이뤘고, 이는 '축제'라고 부를만 했다.
물론 열악한 음향 환경과 자잘한 방송사고가 아쉬움으로 남지만, 220분을 2부로 나눠 생방송을 진행했다는 것과 유니크한 무대들이 대거 연출됐다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이 정도는 눈감아줄만 하다. 앞서 지난 21일 방송된 SBS의 '가요대전'이 연이은 방송사고로 얼룩져 비난을 받은 것에 비해서도 칭찬받을만 했다.
지난 26일 KBS2TV에서는 '가요대축제'가 2부에 걸쳐 생방송됐다. '뮤직 이즈 러브(Music is Love)'라는 키워드에 맞게 화합의 분위기를 형성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경쟁보다는 화합을 선택했다는 것에 성공 포인트가 있다.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무대는 경쟁보다는 화합의 분위기에서 빛을 발하는 것이 당연지사. 또한 맥을 끊는 불필요한 시상식을 넣지 않고 공연에만 집중한 것도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진행에 힘을 더했다. SBS가 잦은 실수들로 방송사고를 연발했던 것은 공연에 시상식까지 욕심내며 시간을 촉박하게 사용한 데 있을 것이다.
짜임새 있는 구성을 위해 KBS는 물밑작업을 했다. 올해 음원, 음반, 방송출연 횟수를 합산 결과를 통해 소녀시대, 엑소, 임창정, 플라이투더스카이, 씨스타, 에이핑크 등 21개 팀을 추린 것. 이들은 자신들의 무대 말고도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특별함을 더했다.
모든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머스트 해브 러브(Must have love)'로 시작을 열고, 50년차 선배 가수 남진과 함께 피날레를 장식하는 모습은 훈훈한 연말분위기와도 잘 어울렸다.

또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조합의 콜라보레이션은 신선했다. 태연과 엑소 첸, 플라이투더스카이의 환희가 호흡을 맞췄고, 블락비 지코와 비스트 장현승의 만남은 정말 의외였다. 임창정과 플라이투더스카이는 서로의 히트곡을 바꿔부르고 또 함께 부르며 보고 듣는 즐거움을 더하기도 했다.
방송이 시작된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진행자들이 첫인사를 전하는 장면에서 약3초간 알 수 없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방송사고가 발생해 불안한 시작을 보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출연팀들은 하나로 뭉치면서 성공적인 마무리를 지었다. '가요대축제'는 경쟁보다 화합이 내는 시너지가 더욱 강력하다는 것을 입증한 무대였다.
joonamana@osen.co.kr
KBS '가요대축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