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서진이 진짜 요리를 할 거라 예상했던가. ‘꽃보다 할배’에서 장난으로 시작했던 것이 진짜로 실현돼 텃밭의 유기농 재료로 직접 요리를 하고 설거지까지 하는 이서진의 모습이 두 달 동안 시청자들에게 꽤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이서진은 tvN ‘꽃보다 할배’에서 짐꾼으로 활약하며 할배들의 식사를 책임졌다. 집에서 한 번도 음식을 해먹은 적이 없다던 이서진은 ‘꽃보다 할배’에서 역시나 정체 모를 요리를 했다. 냄비에 이것저것 넣고 끓이고 만드는 이서진의 모습은 참으로 어설퍼 보였다.
요리 한 번 제대로 한 적 없던 이서진이 유럽과 대만 등을 여행하면서 숙소에서 열악한 재료와 도구를 이용, 할배들을 위한 식사를 차렸다. 이서진은 재료의 양을 가늠할 줄도 모르고 레시피도 아는 것이 없었지만 나영석 PD를 원망하며 눈물의 요리를 했다.

그러나 요리를 거듭하면서 실력이 늘기 시작했고 할배들의 입맛을 사로잡기까지 했다. 제작진은 이서진을 향해 ‘요리 프로그램이라도 해보자. 요리왕 서지니 어떤가’라며 농담 반 진담 반 얘기를 건네기도 했다. 그런데 이 농담 같던 말이 현실이 됐다. 나 PD가 신작 ‘삼시세끼’를 탄생시킨 것.
‘삼시세끼’는 도시적인 두 남자 이서진과 옥택연이 시골에서 좌충우돌하며 삼시 세끼를 해결하는 요리 프로그램. 강원도 시골 마을에서 두 남자가 동고동락하며 집 근처의 음식 재료들을 활용해 삼시 세끼를 해결해야 했다.
‘꽃보다 할배’가 끝난 후 이서진이 방송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거나 그가 실제로 더 이상 요리하지 않을 거라는 예상은 깨졌다. 이서진은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마늘을 빻고 수수를 벴다.
특히 옥택연이 자리를 비웠을 때는 류승수와 함께 수제비를 먹기 위해 직접 반죽을 하고 감자를 깎는 등 어설프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는 조금만 배우면 할 수 있지만 수제비는 손이 많이 가는 요리라 주부들도 선뜻 나서서 하지 않는 요리지만 이서진은 끝까지 해내서 맛있게 먹었다. 물론 투덜대는 건 항상 기본이었다.
이뿐 아니라 다소곳한 모습으로 사과까지 깎는 모습은 상당히 색달랐다. 나영석 PD조차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이서진은 쑥스러워하며 사과를 깎았다. 능숙하게 깎지는 못했지만 손님대접하려는 모습이 훈훈했다.
자신이 출연하는 ‘삼시세끼’에 대해 “재미없다”고 독설을 날리며 툴툴댔지만 기어코 삼시세끼 다 직접 해먹으며 웬만한 주부만큼의 요리실력을 갖춘 이서진. ‘진짜’ 요리왕으로 거듭난 이서진이 내년 봄에는 또 어떤 요리들을 선보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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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삼시세끼’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