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드라마는 이렇게 시작됐다."
27일 방송된 '미생' 스페셜 '나는 아직 미생' 2부 '예스, 더할 나위 없었다!'는 tvN이 지상파 드라마에게 보내는 친절한 조언이자 약올리는 자랑 같았다.
사상 최초 요르단 로케이션 현장을 공개하는 것으로 시작한 이날 방송은 원작에 충실한 리메이크 작을 만들기 위한 감독, 작가, 미술팀 등의 노력을 상세히 다뤘다.

요르단에서는 임시완이 차에 치이는 장면을 소화한 스턴트 맨이 너무 리얼하게 연기해 실제 요르단 치료팀이 출동하는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임시완은 "몇날 며칠을 뛰었다. 일년 운동할 거를 거기서 다 한 느낌이다"고 말했다.
김원석 감독은 "앞으로 장그래가 우울한 모습을 보여줄텐데 단단한 모습으로 드라마를 시작하면, 어떻게 저렇게 단단해질 수 있지? 하는 궁금증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요르단씬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오상식의 요르단씬에 대해서도 부연했다. 그는 "길은 애초에 존재했던 게 아니라 여러사람이 가면 길이 된다는 루신의 말처럼, 오상식이 말할 수 있는 장소로 옛날에 대상 무역을 했던 고대 무역의 중심지를 택한것이다. 무역 종합 상사를 다룬 드라마에서 알카즈네를 보는 소회를 오상식이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원작의 느낌을 살리면서 드라마의 매력을 살리는 게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정윤정 작가는 "원작의 약한 서사가 드라마화로 하기엔 약점이었다. 드라마로 창작하면서 강한 갈등을 만들 수도 있지만 그러면 원작과 달라질 수 있었다. 다르게 갈 수도 있었지만 감독님은 그걸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극복 방법은 디테일이었다. 그는 "서브작가들을 한달 동안 종합상사에 파견했다. 똑같이 출퇴근하고 업무 같이 하고 회식 자리 모임 자리 빠짐 없이 다니면서 업무적인 스킬 뿐 아니라 그들의 정서까지도 갖고 올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원작 웹툰은 정글같이 전쟁터같이 표현된 직장에서 계속 새로운 적이 나타나는데 사실 60명도 적었다"며 드라마화가 만만치 않은 작품이었다는 것을 암시했다.
이 드라마는 미술, 컴퓨터그래픽의 역할도 대단했다. 치약 칫솔까지 신경쓰는 미술팀의 모습도 공개됐다. 별명은 '극세사 디테일'. 세트장도 두개가 있었다. 남양주와 서울스퀘어에서 두 곳을 만들어, 남양주에서는 내부 촬영 위주로, 서울스퀘어에서는 외부 자연광이 필요한 씬 위주로 촬영했다. 대우인터내셔널 홍보팀 직원은 "사무실이 실제 회사와 판박이였다"고 감탄했다.
오상식의 빨간 눈은 CG였다. 이성민은 "눈을 빨갛게 하기 위해 블러드라는 안약도 넣어보고 했는데, 길게 유지되지 않더라. 감독님께서 원작에 대한 존중으로 오상식의 빨간 눈을 곡 하셔야 한다고 해서 이 방법 저 방법 해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빨갛게 충혈된 눈을 컴퓨터그래픽으로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남다른 '때깔'은 촬영 감독에게 모든 촬영을 맡기는 시스템 덕분. 김감독은 "나한테 어떻게 그렇게 잘 찍냐고 하는데, 사실 그건 내가 한 게 아니다. 나는 동선과 연기에만 신경쓰고 촬영은 촬영 감독에게 맡겼다. 영화와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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