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의 초대였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처럼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는 단숨에 1990년대로 시청자들을 소환했다.
단연 블랙홀이었다. 전설이라 불린 가수들이 무대에 오르자, 관객과 가수들은 물론 안방에서 지켜보는 이들까지 모두 소름이 돋았다. 지난 27일 방송된 '토토가'는 큰 기대를 받은 그 이상의 무대였다.
이날 방송에는 김종국, 김정남, 김현정, 바다, 유수영, 서현, 김성수, 이재훈, 김예원, 조성모, 소찬휘, 이정현, 지누션, 엄정화, 김건모가 무대를 준비하는 모습과 더불어 이 중 터보, 김현정, S.E.S가 무대를 꾸미는 모습이 담겼다. 가수들 역시 1990년대 노래를 지상파 방송을 통해 그대로 재현한 것은 오랜만. 함께 무대를 꾸미던 가수들과 함께라 그 감회는 남달랐다.

이들의 벅찬 감동은 시청자들에게까지 전달됐다. 특히 MC 이본은 오랜만의 등장에 환희의 눈물을 흘렸고, 벅찬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며 결국 눈물을 펑펑 쏟았다. 눈물 샘이 마르지 않았던 인물 중에는 슈도 있었다. 요정에서 아이 엄마로 변신해 육아에 매진하던 슈는 이날 완벽한 전성기 시절을 재현했고, 무대 전과 후 벅찬 감동의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을 짠하게 만들었다.
단 세 팀의 무대만 꾸며졌을 뿐이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가장 첫 주자인 터보가 무대에 등장했을 때의 강렬함은 '토토가'의 위엄을 단숨에 느끼게 했고, 이어진 김현정과 S.E.S.의 무대 역시 '따라하기'를 유발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터보는 곡 '나 어릴적 꿈', '러브 이즈'를 연달아 선보이며 오프닝 무대다운 화끈한 무대를 선보였다. 터보가 예전 모습 그대로 의상을 입고 등장하자 관객들은 물론 가수들까지 온 몸에 소름이 돋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터보는 그때 그 감정을 살려 안무와 노래를 완벽히 소화했지만, 김정남이 시간이 갈수록 달리는 체력을 보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정남은 무대 후 "정말 재미있다"며 생기를 보여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등장한 것은 김현정. 롱다리 언니의 귀환이었던 이 무대는 김현정의 등장 만으로 관객들이 기립, 더욱 인상깊게 만들었다. 김현정은 폭발적인 고음은 물론 팬들을 바라보는 강렬한 눈빛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현정은 곡 '그녀와의 이별'과 '멍'을 부르며 관객들과 호흡했고, 무대를 보는 관객들은 '멍'의 안무를 단체로 따라해 더욱 장관을 이뤄냈다.

이날 방송에서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S.E.S.는 곡 '아임 유어 걸'과 '너를 사랑해'를 선보이며 1998년 그대로의 무대를 재현했다. 임신 중인 유진 대신 오른 서현은 유진과의 높은 싱크로율로 시선을 끌었다. 이들의 노래와 이들의 의상은 있는 그대로가 감동이 됐다. 모든 곡들이 떼창이 가능하리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들의 퍼포먼스는 보는 이들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종합선물세트가 됐다.
방송 이후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터보와 S.E.S.,김현정 단 세 팀의 무대만이 선보여졌지만, 이들 무대에 쏟아진 갖가지 반응들 역시 인상 깊었다. "눈물이 났다"는 의견부터 "친구들과 치맥을 먹으며 함께 따라했다"는 상당수의 네티즌까지 다양했다.
'토토가'는 옛 가수들의 무대 그 이상의 의미를 부과하며 연말 역대급 공연이 됐다. 다음 주, 본격적인 공연이 이어지는 가운데, 남은 7팀의 가수들이 어떤 무대를 보여줄 지 그로인해 어떤 감동과 결과물을 남길 지 벌써부터 큰 관심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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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