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팔이, 감성팔이라고 불러도 좋다. 가요계가 못한 일을 예능이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한 소장가치가 있는 셈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가 마련한 90년대로의 시간 여행은 시작에서부터 성공적이다. "노래는 신난데 눈은 뜨겁다", "눈에는 눈물이, 입에는 웃음이" 등의 네티즌 반응의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이날 방송은 단 세 팀의 무대만 꾸며졌지만 단숨에 1990년대로 시청자들을 소환하며 눈길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터보(김종국, 김정남), 김현정, SES(바다, 유수영, 서현), 쿨(이재훈, 김성수), 조성모, 소찬휘, 이정현, 지누션, 엄정화, 김건모 등 화려한 가수들이 총출동했다.
이날 세 팀의 무대만 꾸며졌을 뿐이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오프닝을 담당한 터보가 무대에 등장했을 때 심장이 두근거렸다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터보는 예전 의상을 그대로 한 채 곡 '나 어릴적 꿈', '러브 이즈'를 연달아 선보이며 오프닝다운 화끈한 무대를 선보였다. 김종국의 여전한 가창력은 호평 받았고, 김정남은 시간이 갈수록 달리는 체력을 보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어 등장한 가수는 '롱다리 미녀' 김현정. 특유의 폭발적인 고음과 포인트 댄스는 무대의 백미였다. 뒤이어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팀은 원조 걸그룹 S.E.S. 곡 '아임 유어 걸'과 '너를 사랑해'는 아직도 걸그룹 곡들 중 '넘사벽' 노래다. 임신 중인 유진을 대신해 서현(소녀시대)이 자리를 메꿨다.
MC 이본과 오랜만에 무대에 선 슈는 벅찬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지난 시간이 주는 짠함에 대한 눈물이다.
최근 '응답하라' 시리즈, 영화 '국제시장' 등 몇 해 전부터 '복고'가 대중 문화의 한 키워드가 된 가운데 학창시절을 그리워 하는, 현재 산업 시장의 주인공이 된 30~40대 심금을 울린 게 주효했다. 조금 더 어린 세대에게는 초등학교 시절 따라부르던 노래들과 어렴풋이 동경하던 가수들을 대거 볼 수 있는 진기한 경험이 됐다.
90년대는 대중 문화, 특히 가요계에서는 조금 특별한 지점에 있다. 말그대로 '화려한 시절'. 아티스트와 춤꾼이공존했고, 다양한 장르와 멜로디를 가진 노래와 100만장 이상 판매된 앨범을 일컫는 밀리언셀러들이 등장했다. 물론 이 시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존재하나, K-POP의 음악적 역량이 키워진 대중음악의 전성기라 불리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한편 '토토가'의 화제성은 시청률로도 입증됐다.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무한도전'은 전국 기준 19.8%를 기록했다. 이는 '토토가' 준비 과정을 담은 지난 20일 방송이 기록한 15.3%보다 무려 4.5%포인트 높은 수치로 약 1년여 만에 20%에 육박하는 최고 시청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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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