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두 번째 아시안컵에 나서는 구자철(25, 마인츠)이 4년 전 이루지 못했던 우승이라는 해피엔딩을 꿈꾼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소집된 구자철은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 구자철은 지난 2011년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당시 태극마크를 달고 뛰며 5골을 기록, 득점왕까지 올랐으나 4강전에서 아쉽게 패해 3위에 그쳤던 경험이 있다.
"아시안컵은 아시아에서 가장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다. 한국 축구가 아시아에서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시험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회에 담긴 의미를 설명한 구자철은 4년 전 자신이 맛본 개인적인 아쉬움을 풀고 싶은 의욕도 강했다.

4년 전 아시안컵 4강전에서 숙적 일본과 만난 한국은 2-2로 비겨 승부차기로 결승 진출 티켓을 가려야하는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당시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키커로 나섰던 구자철이 실축하며 분위기가 일본으로 넘어갔고, 결국 승부차기서 0-3으로 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구자철에게는 아픈 기억일 수밖에 없다. 구자철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4년 전을 돌이켜보면 4강에서 경기 종료 직전 골을 넣고 승부차기에 가서 내 실축과 함께 패배해 아쉬웠다"고 뼈아픈 기억을 돌이켰다. 한일전에서 당한 패배였기에 구자철의 마음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이번 호주 아시안컵은 구자철에게는 4년 전의 아픔을 씻어내고 우승의 꿈을 해피엔딩으로 장식할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구자철은 "4년 전은 선배들이 이끌어줬기 때문에 뒤에서 조용히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다. 4년 전과 비교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지났고, 경험과 정신상태도 다르다"며 "우승에 대해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누가 강한지, 그리고 상위 팀과 대결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대회가 아시안컵이다. 그러나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 우승하고 싶은 마음가짐 만큼은 확실하다. 못 할 것이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4년 전 박지성, 이영표 등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아시안컵 우승을 꿈꿨던 구자철은 이제 주장 완장을 차고 다시 한 번 아시아 최고의 자리에 도전한다. 4년 전 실수를 만회하고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구자철의 행복한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해피엔딩을 꿈꾸는 그의 비상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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