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이코 나바로(27, 삼성 라이온즈)가 다음 시즌에도 한국 무대에서 활약한다. 최고의 2루수 경쟁을 위한 새로운 경쟁도 시작됐다.
삼성은 지난 28일 나바로와 총액 85만 달러에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올해 타율 3할8리, 31홈런 25도루로 호타준족의 면모를 과시했던 나바로는 삼성의 통합 4연패에 이바지한 결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프로야구 최고 2루수를 향한 도전에도 다시 나선다.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 하나였지만, 명실상부 공수에서 가장 뛰어난 2루수라는 평가를 받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바로 MVP 서건창(넥센 히어로즈)이 같은 포지션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최초로 한 시즌 200안타를 돌파(201안타)한 서건창은 타율 3할7푼으로 타격왕도 거머쥐었고, 7홈런 48도루로 다재다능했다. OPS(0.985)는 여느 거포 부럽지 않았다.

이 둘이 전부는 아니었다. 2루는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전쟁터였다. 타율 3할1푼8리, 33도루를 기록했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유일한 2루수이기도 했던 오재원(두산 베어스)의 활약이 가릴 정도로 올해 2루수들은 좋은 성적을 올렸다.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안치홍(KIA 타이거즈)의 성적도 타율 3할3푼9리, 18홈런 19도루로 훌륭했다. 안치홍은 경찰청에 입대하지만, 다음 시즌 팀의 주장까지 맡은 예비 FA 오재원은 동기부여가 더욱 확실하다.
신인왕도 이 포지션에서 나왔다. 박민우(NC 다이노스)가 그 주인공이었다. 118경기에 출전한 박민우는 타율 2할9푼8리에 도루를 50차례 성공시켰다. 김상수(삼성 라이온즈, 53개)에 이은 도루 부문 2위. 2루수 포지션에서 신인왕과 MVP를 모두 배출한 것은 올해가 사상 처음이다. 박민우는 다음 시즌 더욱 발전하겠다는 각오다. 그렇게 되면 2루수들의 싸움은 더 치열해진다.
옛 스승 김성근 감독과 재회한 정근우(한화 이글스)도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리그 최고의 2루수들 틈에서 정상에 설 경쟁력을 다시 갖춘다. 타고투저의 흐름 속에서 정근우는 타율 2할9푼5리, 6홈런 32도루로 시즌을 마쳤다.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경쟁자들이 워낙 압도적이었던 탓에 돋보이기 힘들었다.
커리어 하이를 찍은 정훈(롯데 자이언츠)도 2루수들의 경쟁에 불을 붙일 선수다. 정훈은 타율 2할9푼4리, 3홈런 8도루로 어느 해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후반기 들어 체력 문제로 인해 타율이 하락했지만 전반기만 놓고 보면 3할1리로 3할을 웃돌았다.
안치홍이 입대한 KIA, 박경수를 kt 위즈로 떠나보낸 LG 트윈스는 붙박이 2루수를 새로 찾아야 한다. SK 와이번스 역시 2루수 공백이 있지만 아직 나주환이라는 변수가 있다. kt는 1군 진입을 앞두고 영입한 박경수를 팀의 첫 2루수로 세울 것으로 보인다. 10명의 2루수들이 펼칠 혼전 속에서 새해에는 누가 가장 높은 위치에 우뚝 서게 될지 벌써부터 호기심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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