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가 맛깔스러운 욕 연기로 안방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그 동안 많은 영화를 통해 욕 잘하고 거친 여장부 캐릭터를 연기했던 김수미가 안방에서도 그 연기를 제대로 선보이고 있는 것.
김수미는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에서 영옥이라는 캐릭터를 연기 중이다. 주인공 수인(한지혜)과는 감옥에서 알던 사이로, 특히 복녀(고두심)와 인연이 깊다.
28일 방송에서는 그 동안 수인네와 떨어져 있던 영옥이 본격적으로 수인 가족에게 합류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출소를 앞두고 복권이 당첨된 영옥은 하루 아침에 벼락부자가 된다. 하지만 복녀는 영옥을 문전박대하고, 혼자 고시원에서 지내던 영옥은 수인의 시련으로 다시 이들과 만나게 된다.

풍금(오현경)이 수인의 빵집 오픈에 투자를 하라고 했던 것. 고심 끝에 영옥은 복녀의 사과가 있으면 도와주겠다고 하고, 복녀는 수인의 딱한 처지가 마음이 아파, 자존심을 숙이고 영옥에게 사과를 한다. 영옥은 이를 계기로 같이 살자고 떼쓰고 결국 복녀는 영옥을 받아들인다.
이 과정에서 김수미의 맛깔스런 욕 연기가 빛을 발하며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영옥은 고시원생들을 모아놓고 벌인 팔씨름 대회에서 심판을 본다. 하지만 월한(이종원)을 좋아하는 마음을 드러내며 편파판정을 했고, 이를 풍금이 따지자 '썩을년' '미친년' 등등의 욕을 해댄다. 또 풍금과 술을 먹으면서 술주정을 해대는 장면에서 시트콤을 방불케하는 연기로 폭소를 유발했다.
그런가하면 자신을 할머니라고 부르는 월한에게 "8살 차이 밖에 안나니까 누나라고 불러"라고 작업을 걸기도 하는 등 드라마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고 있다.
같은 날 방송된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는 주인공이 감옥에서 출소한 후 김수미가 등장하지 않자, 시청자들의 열화와 같은 출연 요청이 있었다는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전설의 마녀'는 재벌을 상대로 벌이는 여자들의 복수극이라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드라마다. 이런 드라마에 영옥이라는 캐릭터는 극이 너무 무거워지지 않게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영옥이라는 캐릭터가 김수미라는 걸출한 배우를 만나 제대로 살고 있다. 김수미의 재등장이 드라마의 새로운 시청포인트가 되며 극을 더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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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마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