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SBS 스페셜’ 이선희와 홍당무의 아름다운 동행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4.12.29 06: 57

“우리 아들이 딱 제가 언니 좋아할 때 나이에요. 아이들은 엄마는 원래 엄마로 태어나는 줄 아는 거 같지만 엄마도 어린 시절이 있었고, 너희들처럼 아이돌이나 스타들 좋아하던 그런 때가 있었다는 걸 애들은 이해를 못하더라고요. 그래도 옛날사진 보여주면 ‘엄마도 이럴 때가 있었어?’라면서 막 웃어요.”
강변가요제에 혜성같이 등장했던 이선희는 어느새 데뷔 30주년을 맞는 독보적인 가수가 됐고, 그녀를 응원하던 소녀들은 어느덧 중년이 됐다. 여전히 같은 곳에서 이선희를 응원하는 홍당무(이선희 팬클럽)는 삶이 힘들 때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버틸 수 있었다고, 그래서 고맙고 행복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스페셜 ‘이선희 대한민국을 위로하다’에서는 이선희가 걸어온 30년 발자취를 돌아봤다. 이와 함께 윤도현, 백지영, 규현 등의 후배 가수들도 감탄하는 이선희의 변함없는 가창력과 열정, 30년을 이선희와 함께한 팬들의 모습이 담겨 감동을 선사했다.

올해 3월, 5년 만에 15집 앨범 ‘세렌디피티’를 발표하며 바쁘게 활동했던 이선희는 연말에도 음반을 녹음하며 바쁘게 보내고 있었다. 녹음실에서 평론가 허지웅을 만난 이선희는 “노래를 못해서 화가 날 때가 많다. 아니 화가 난다기보다는 되게 괴롭고 힘들 때가 많다”면서 “내가 생각하는 선이 있는데 그 선에 부족하면 괴롭고 힘들다.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소리를 내야 되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선배 송창식은 이선희처럼 노력하는 가수는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이를 먹으면서도 점점 더 잘한다는 건 노력을 쉬지 않았다는 의미라는 것. 송창식은 “우리나라에 그렇게 연습을 쉬지 않고 나이를 먹을수록 더 노래가 좋아지는 가수는 이선희가 처음 같다. 다른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선희의 꾸준한 인기 비결은 바로 끊임없는 노력에 있었다. 여기에 홍당무가 늘 그녀와 함께했다. ‘그 중에 그대를 만나’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팬들과 만난 이선희는 “여기 계신 분들은 제가 거의 다 안다. 제가 노래한지 30년인데 이 분들도 저와 같이 30년을 지낸 분들이 대부분이다”고 설명하며 반갑게 인사했다.
이선희는 이어 “가수가 무대를 떠나서 노래를 들려주고 싶은 긴 시간을 기다리는 건 외로운 시간이다. 그런데 저는 여러분 덕분에 한 번도 촉박하게 생각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여러분들도 나도 시간이 지나서 우리 다 늙었다. 근데 나는 그때보다 지금이 더 좋다. 이제는 여러분을 향한 감사한 마음이 그냥 ‘감사하다’는 말뿐 아니라 심금으로 울리는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정말 감사하다”고 속내를 전했다.
이에 이선희의 30년팬 전월자 씨는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 이선희의 노래를 들으며 위로받았다고 화답했다. “저는 IMF를 온몸으로 맞았어요. 남편이 실직해서 아이 병원비도 없고 분유 값도 없어서 저희 엄마가 용돈 모아서 저를 주셨어요. 네 식구가 쎄쎄쎄 하면서 정말 13개월을 아무 일도 못하고 그렇게 지낼 때. 너무 힘들 때도 선희 언니 노래 들으면서 열심히 꿋꿋하게 견뎌냈더니 그 아이가 벌써 고등학생이 됐어요”라고. 이렇게 이선희의 노래와 팬들과의 관계는 타임머신처럼 우리를 아름다운 추억 속으로 데려다주며 온기를 선물했다.
‘SBS 스페셜’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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