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대호, 구로다처럼 돌아올 수 있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2.29 06: 17

메이저리그에서 일본프로야구로 돌아온 베테랑 투수 구로다 히로키(39)의 미담이 연일 열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돈보다 꿈을 택하며 친정팀 히로시마 도요카프로 금의환향한 구로다의 결정에 일본은 찬사와 흥분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본이 구로다의 히로시마 복귀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먼저 눈앞의 돈에 휘둘리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 남았을 경우 1800만 달러 이상 대우를 받을 수 있었지만 4억엔을 제시한 히로시마로 오며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했다. 무엇보다 7년 전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히로시마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그것도 최근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는 꾸준함을 발휘하며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힘이 남아있을 때 돌아왔다. 11년을 몸 담았으나 이루지 못한 히로시마의 우승을 위해 메이저리그를 떠나 일본 복귀를 결심하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다. 
구로다의 일본 복귀는 우리나라로 치면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27)이 한화 이글스에 복귀하고,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이대호(32)가 롯데에 돌아온 것과 다름없다. 자국리그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으로 친정팀에서 절대적인 기반을 다진 그들은 해외 무대에서도 수년간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 지금은 감히 상상할 수 없겠지만 언젠가는 국내로 복귀하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지금 구로다처럼 그들이 복귀 시기를 잘 잡을 수 있을까. 

2년 전 포스팅 시스템으로 한화에 약 280억원의 입찰액을 안기고 메이저리그로 떠난 류현진은 내년 시즌 어느덧 메이저리그 3년차가 된다. 팀을 떠나서도 든든한 '효자' 노릇을 한 그는 한화와 송별회에서 "10년 후에는 한화로 돌아와 열심히 던지고 있을 것이다"며 98승에서 멈춘 승수를 복귀해서 더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포스팅으로 떠나 복귀시 한화로만 와야 한다. 
류현진은 오는 2018년까지 다저스와 계약돼 있다. FA 자격을 얻을 때 나이가 만 31세로 한창 때다. 한 번 더 대박계약을 체결하고 메이저리그에 남는다면 복귀 시기는 류현진이 약속한 10년 후와 얼추 맞아떨어진다. 한화는 아직 류현진의 등번호 99번을 임시 결번으로 남겨두는 등 최고 에이스에 대한 예우를 잊지 않고 있다. 류현진도 마지막은 한화를 그려넣고 있다. 
3년 전 완전한 FA가 된 이대호는 롯데의 100억원 제안을 뿌리치고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로 떠났다. 더 큰 무대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기로 한 그는 일본에서도 3년째 리그 정상급 타자로 군림하고 있다. 올해 소프트뱅크로 이적해서 프로 첫 우승의 감격도 맛봤다. 내년 시즌를 마치면 다시 자유의 몸이 되는 이대호는 아직 구체적인 국내 복귀 시나리오는 그리지 않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확실하게 검증된 외국인 타자로 최고 대우를 받고 있고, 오랜 꿈이기도 한 메이저리그 진출의 희망도 품고 있다. FA로 해외에 떠난 것이기 때문에 국내로 복귀할 때 무조건 롯데로 돌아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이대호의 마음에는 언제나 고향팀 롯데가 있지만, 복귀 시기가 언제가 되든 롯데가 극진한 대우를 해주는 게 관건이다. 
무엇보다 류현진과 이대호는 한화와 롯데에서 우승을 하지 못했다. 올해 일본 진출 첫 해를 성공적으로 마친 한신 타이거즈 오승환이 삼성에서 5번이나 우승을 경험한 반면 류현진과 이대호는 마음 한켠에 풀지 못한 숙제가 있다. 언제가 될지 몰라도 두 선수가 구로다처럼 힘이 남아있을 때 친정팀으로 금의환향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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