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의 특별한 힐링 타임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12.29 13: 00

힐링이 대세다. 힐링은 말 그대로 치유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12월은 힐링 타임이다. 1월 중순 스프링 캠프를 시작으로 11월까지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과 마무리 캠프까지 소화하느라 편히 쉴 기간이 마땅치 않아서다. 개인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쉴 수 있는 건 아니다. 다음 시즌을 위한 개인 훈련을 소화하고 봉사 활동에 참가하기도 한다. 삼성의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끈 '국민타자' 이승엽(삼성) 또한 마찬가지. 이승엽은 28일 대구 옥산초등학교에서 재능 기부에 나섰다.
운동장에서 열심히 훈련하던 선수들은 이승엽의 깜짝 등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이승엽은 마치 아들을 대하듯 다정다감하게 선수들을 가르쳤다. 그는 타격 지도 뿐만 아니라 배팅볼 투수를 자처하기도. 단점을 지적하기 보다는 장점을 부각시키며 선수에게 야구의 흥미를 느끼게끔 했다. 그리고 좋은 타구가 나올때마다 엄지를 치켜 세웠다.

선수들도 이승엽이 직접 가르쳐 주는 자세 하나 하나에 눈을 떼지 못했다. 이승엽의 집중 지도를 받은 이승범(포수)은 "이승엽 선배님의 지도를 받으며 자신감을 얻었다"고 기뻐 했다. 이승엽은 기술 지도 뿐만 아니라 인성과 학업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이승엽에게 재능 기부에 나선 소감을 묻자 "재능 기부가 아니라 내가 더 얻어간다.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야구를 처음 했을때의 모습이 떠올랐다. 요즘 힐링이 대세인데 아이들 덕분에 제대로 힐링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승엽에게 유소년 야구 재능 기부는 처음이 아니다. 다만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공치사를 싫어하는 그의 성격 때문이다. 이승엽은 수 년 전부터 시즌이 끝난 뒤 아마추어 야구팀을 찾아가 재능 기부에 나섰다. 그리고 경제적 여유가 없는 선수들에게 남몰래 후원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프로 구단에 입단한 선수들도 꽤 된다.
"운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수시로 재능 기부에 나설 생각"이라는 게 이승엽의 말이다. 그에게도 특별한 힐링 타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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