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 서지수와 '택신' 김택용, 팬들은 '스타1'에 응답했다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4.12.29 12: 04

지난 해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이른바 복고 열풍이 일어났다. e스포츠 역시 복고 열풍이 새해를 앞두고 한창 뜨겁게 일어나고 있다. 3년만에 온게임넷에서 BJ 소닉이 후원하는 '스베누 스타리그'를 열었고, 모바일 커뮤니티 '헝그리앱'에서도 홍진호의 콩두컴퍼니와 손잡고 '스타즈 리그'를 개최하면서 이른바 스타1 양대리그가 형성됐다.
스타1 양대리그 뿐만 아니라 e스포츠 올드팬들에게는 추억이 이름인 '여제' 서지수와 기적의 혁명가로 불리는 '택신' 김택용이 다시 리그로 돌아왔다. 이들의 복귀와 스타1 리그의 재개최에 대해 일부는 소위 '추억팔이'가 아니냐는 날 선 비판도 있지만 분명한 사실 한 가지는 리그 개최 소식과 이들의 얼굴이 등장하자 주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단박에 화제가 됐다.
향수에 젖어서 단지 옛 추억을 떠올려 보자는 일부에서 보는 '추억팔이'로 폄하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e스포츠 근간을 이루는데 밑바탕이 됐던 스타1 e스포츠를 다시 기리고, 지난 15년간을 돌아보는 의미를 생각해보면 앞으로 e스포츠가 걸어야 할 15년 뒤를 상상해 볼 수 있다.

먼저 '여제' 서지수의 복귀는 지난 주 최대 화제 중 하나였다. 사회적인 화제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을 정도다. 이제는 사업가와 한 사람의 아내로 사실 대회 참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그는 스타크래프트1과 e스포츠를 위해 대회에 나섰다.
오랜만에 서지수가 공식적인 자리에 나타나자 곧바로 화제가 됐다. 특히 지난 21일 열린 스타리그 조지명식에서는 주말예능이 방송되는 시각에서도 서지수 허영무 전태규 이성은 윤용태 등 e스포츠 팬들의 사랑을 받던 게이머들이 '스베누 스타리그'와 함께 포털 사이트의 화제어를 장악했다. 대회에 불참했던 김택용 역시 대회에 빠진 사실만으로도 같이 관심을 받을 정도였다.
서지수가 경기를 치른 25일 역시 마찬가지. 이날 경기서 아쉽게 2패로 탈락했지만 서지수는 이날도 화제의 중심이 됐다. 그의 한 경기 한 경기가 현역 시절 남자게이머에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추억을 떠오르게 했기 때문이었고, 박재혁과 손경훈을 상대로 초반 예리한 경기력으로 한층 화제를 만들었다.
프로토스가 가장 암울한 시기였던 2007년 당대 최강의 선수인 마재윤을 찍어누르며 e스포츠 신 4대천왕이라 할 수 있 '택뱅리쌍'의 선두주자였던 김택용. '스베누 스타리그'에 함께 하지 못하지만 '스타즈 리그'로 돌아온 '택신' 김택용도 대회 불참 자체가 화제가 될 정도로 엄청난 스타 파워를 과시했다.
그의 불참 소식이 실시간 화제어가 됐고, 그가 모습을 드러낸 '스타즈 리그'또한 화제가 되면서 스타크래프트1에 대한 팬들의 열망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선수들 역시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다면서 자신들이 스타1 프로게이머 였다는 사실에 긍지와 자부심을 표현할 정도였다.
스타크래프트1은 후속작인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가 나오면서 그 위상이 내려갔고, 인터넷 방송과 소규모 대회 등 결국 변방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그동안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팬들이 열렬하게 반응하면서 최근 3년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LOL'과 비교해도 조금의 손색이 없는 카드임을 확인을 했다.
추억이 아닌 다시 현재가 된 스타크래프트1 리그. 아쉽게 서지수는 탈락했지만 차기 대회 출전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김택용은 양대리그 중 하나인 '스타즈리그'의 강력한 우승후보다. 공감의 힘을 이끌어낸 것에 그치지 않고 예전 못지 않은 흥행 파워를 보여준 스타1 리그들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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