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4일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최초로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 트레이드를 통해 LG는 삼성으로부터 현재윤·손주인·김효남을 받았고, 삼성은 LG로부터 김태완·정병곤·노진용을 얻었다. 올스타급 선수가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30년 동안 트레이드가 없었던 양 팀의 거래인만큼, 충분히 주목 받을만한 일이었다.
급한 쪽은 LG였다. LG는 2012시즌 내내 포수진 보강을 위해 여러 팀에 트레이드를 문의했다. 2012년 8월 심광호의 은퇴로 경험이 많은 포수가 전무한 상황이었기에 베테랑 포수가 절실했다. 그러다가 삼성 백업포수였던 현재윤이 새로운 팀에서 기회를 얻으려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시즌 중 삼성과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갔다.

그만큼 당시 트레이드의 주인공은 현재윤이었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6명 중 1군 출장 경기수도 현재윤이 가장 많았다. 누가 봐도 LG와 현재윤에게 필요한 트레이드였다. 현재윤은 2013시즌 개막전 선발포수로 출장, 4월 중순 LG의 주전포수로 맹활약했다. 기대했던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하위타선의 첨병 역할을 했다.
하지만 현재윤은 2013년 4월 18일 광주 KIA전에서 포구하다가 오른쪽 엄지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복귀까지 2달이 걸렸다. 그런데 이게 시작이었다. 이때부터 부상악령이 지겹게 현재윤을 따라다녔다.
2013년 7월 9일 잠실 NC전 타석에서 상대 투수 찰리의 투구에 왼쪽 엄지손가락을 맞았다. 검사 결과 엄지손가락이 골절됐고, 이 부상으로 인해 현재윤은 생애 첫 올스타 출장의 기회도 놓쳤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복귀했으나 2013년 겨울 다시 수술을 받았고, 복귀 준비 과정에서 무릎을 다쳤다. 결국 현재윤은 2014년 9월 확장엔트리에 맞춰 1군무대로 돌아왔지만, 왼쪽 엄지손가락 통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은퇴를 결심했다.
지난 2시즌 동안 현재윤은 1군에서 67경기만 나왔다. 비록 트레이드의 주인공이었던 현재윤은 아쉽게 유니폼을 벗었지만, LG와 삼성의 빅딜 결과는 윈-윈이었다.
무엇보다 LG는 이 트레이드를 통해 대체불가 내야수 손주인을 얻었다. LG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통산타율 2할4푼4리였던 손주인은 2시즌 동안 LG에서 타율 2할7푼7리를 쳤다. 하위타선의 중심을 잡았고 수비에선 무주공산이었던 2루를 책임졌다. 2014시즌에는 구멍 난 3루를 메우며 LG의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2년 전 빅딜의 주인공은 손주인이다.
현재윤의 부상공백도 우여곡절 끝에 극복했다. 2013시즌 윤요섭이 주전포수로 올라섰고, 2014시즌에는 최경철이 10년 무명을 극복하고 신데렐라맨이 됐다. LG는 2015시즌을 앞두고 유강남 조윤준 김창혁 등 신예포수들이 1군 자리를 넘보고 있다.
삼성도 트레이드를 통해 가을잔치서 웃을 수 있었다. 우타 내야수 김태완은 좌타자 중심 타선에 균형을 가져왔다. 특히 2014시즌에는 타율 3할4푼7리를 기록했고, 시즌 후반 박석민의 부상 공백도 메웠다. 한국시리즈서도 삼성의 4연속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정병곤도 2013 포스트시즌 김상수의 부상 공백을 책임졌다. 2014시즌 팔꿈치 수술로 재활에 매진했으나 결과적으로 김태완과 정병곤은 삼성 통합 4연패에 소금 같은 존재였다.
트레이드는 반전을 낳는 경우가 많다. 어느 한 쪽이 이득을 보기도 하지만, 이렇게 둘 다 웃는 경우도 일어난다. 트레이드가 없었다면, LG의 2년 연속 가을야구와 삼성의 4년 연속 통합우승 모두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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