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이 영화 속에 역사나 시대 의식이 없다는 일각의 비판에 "가르치고 싶지 않았을 뿐"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국제시장'은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이 시대 아버지들에 관한 이야기. 윤제균 감독은 영화의 개봉 전 가진 인터뷰에서 영화에 시대의식을 안 담았다는 비판, 마지막 시퀀스가 젊은 시대와 구 시대를 노골적으로 비교한 게 아니냐는 시선이 있다는 말에 "감독으로서 관객을 가르치고 싶지 않다"라는 감독으로서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마지막 대조컷은 가족을 다 같이 보여주는 게 의도다. 한 프레임 안에 할아버지와 다른 가족들을 같이 보여주고 싶었다. 이 장면을 사실 에필로그 없이 영화의 엔딩으로 가고 싶었다. 부모 세대를 이해 못하는 젊은 세대를 보여주고자 한 게 아니다. 관객을 가르치려고 한 게 아니라, 이건 단지 감독의 마음이다"라며 "나 역시 20대 때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잔소리가 듣기 싫었고, 소위 '꼰대'가 이야기하는 것 같은, 그 자체가 싫었다. 하지만 아버지를 이해할 때 쯤에는 아버지가 안 계시더라"고 본인이 영화를 통해 얘기하고 싶은 바를 전했다.

'국제시장'을 하게 된 이유, 그 시작에는 자신의 '아버지'가 있었다고. 부산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곳. 배경이 된 '국제시장'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이국적인 풍경일 지 몰라도 그에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장소였다.
윤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겠다고 생각한 건 대학교 2학년 때 아버님 돌아가시고 부터이고, 영화 일을 시작하고 '두사부일체' 하면서부터 구상했고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내가 아빠가 됐을 때다. 2004년이니까 딱 10년 됐을 때다. 아빠가 돼 보니까 아버지 생각이 많이 들더라"라고 '국제시장'의 시작에 대해 말했다.
만약 이 영화가 한국 현대사에 대해 보다 날카롭게 담아내고 비판하는 작품이였다면 이렇게 찍지 않았다는 것이 윤 감독의 말.
'국제시장'은 윤제균이라는 사람이자 감독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출발한 영화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감독 개인의 생각이 많이 담긴 식으로 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기획 의도에 대해 말하며 "누군가에게 뭘 가르치고 싶지는 않았다. 모든 걸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으니까"라고 이 영화가 갖는 성격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국제시장'이 흥행하면서 이를 두고 정치적 의미를 고려한 일부 평론가들의 평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는 지난 17일 개봉해 12일 만에 428만 명(영진위)을 모으며 흥행 질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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