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현 김원효 김지민 이국주 등 40여명의 개그맨들이 둥지를 틀었던 코코엔터테인먼트가 공동 대표 김모 씨의 횡령과 잠적, 소속 연예인 출연료 미납 논란에 휩싸이며 휘청거리고 있다. 소속 개그맨 대부분은 계약을 해지했고, 매니지먼트부문 대표(CCO) 김준호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김준호는 그래도 웃었다. 지난 27일 진행된 ‘2014 KBS 연예대상’에서 ‘1박2일’, ‘인간의 조건’, ‘개그콘서트’ 등으로 대상 후보에 오른 김준호는 자리에 참석해 다소 긴장된 표정을 보이기도 했지만, 후배 개그맨들의 응원에 보인 눈물과 동료 차태현의 농담에 보인 떫은 웃음으로 그가 현재의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을 오롯이 알게 했다.
이날 김준현은 대상 후보로 오른 김준호를 위한 지지연설자로 나서며 우정을 보였다. 그는 김준호를 “선배이자 친한 형이자 나의 사장이었던 영원한 우리 보스”라면서 “지금 힘들다. 하지만 우리 똘똘 뭉쳐 이겨내고 있으니 걱정 말아달라”고 말해 김준호를 눈물 쏟게 만들었다.

또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지민은 “김준호 선배님이 ‘돈을 남기는 것보다 사람을 남기라’고 하셨다. 김준호 선배님은 사람을 너무 많이 남겼다. 주변에서 ‘어느 한 사람 때문에 네가 많이 힘들지’라는 소리를 듣는데 우리는 선배님 한사람 때문에 흩어지지 않고 있다. 힘내세요”라고 말해 감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함께 '1박2일'에서 활약하고 있는 차태현은 KBS 연예대상의 징크스를 언급했다.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으면 슬럼프에 빠진다는 일명 ‘KBS 연예대상의 저주’라는 말이 우스갯소리로 떠돌고 있는데, 차태현은 김준호에 대해 “대상 징크스, 사건 전까진 없었는데..”라며 김준호의 힘든 상황을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또 김대희는 이런 상황을 역이용해 꺾는 개그로 김준호를 긴장하게, 맥 빠지게 하는 모습으로 연예대상의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연예대상’이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김준호의 힘든 상황을 언급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응원하는 것은 김준호가 이 상황을 이겨내리라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또한 코코엔터테인먼트 소속 개그맨이 주로 활약하는 ‘개그콘서트’ 내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개그맨들의 동요가 없으며 김준호 또한 평상시와 다름없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는 전언으로 김준호의 리더십, 또 개그맨들의 의리를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게 한다.
김준호는 앞서 지난 2009년 도박 연루 사건으로 부침을 겪으며 절치부심 다시 재도약한 굴곡의 역사를 가진 인물로, 특유의 입담으로 당시의 아픈 실수를 끊임없이 상기하며 채찍질해왔다. 이는 이번에도 마찬가지. 회사 관리에 소홀했다는 책임을 지게 된 김준호는 ‘개그콘서트’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빗댄 듯한 중의적인 개그로 화제를 모으는 등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매번 밝은 웃음으로 ‘1박2일’과 ‘개그콘서트’를 이끌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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