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해를 넘겨 재계약할 것으로 보였던 외국인 선수 더스틴 니퍼트(33)와 합의에 성공했다.
두산은 29일 니퍼트와의 재계약을 발표했다. 조건은 150만 달러로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액이다. 지난 4년간 두산에서 뛰며 4년 연속 개막전 선발을 맡았을 정도로 믿음직스런 외국인 선수의 대명사가 된 니퍼트는 다음 시즌에도 두산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에서 활약한다.
검증된 선발투수 니퍼트가 다음 시즌에도 에이스 자리를 꿰차게 되면 두산은 리그 최고의 선발진을 가동할 수 있다. 니퍼트와 마야가 1, 3선발을 맡고, 장원준과 유희관 중 2선발과 4선발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5선발 자리를 두고는 여러 선수가 경쟁을 벌이며 선발 자리를 얻지 못한 선수는 불펜에서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어깨 부상으로 인해 매년 조금씩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기도 하지만, 시즌이 끝나고 나면 늘 꾸준한 성적을 찍는 니퍼트를 놓칠 경우 두산은 대안을 찾기 힘들었다. 이에 협상 실무자를 파견해 지속적으로 니퍼트의 에이전트와 협상하는 동시에 외국인 타자 영입 작업도 진행했고, 1개월가량에 걸친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사실 그간 니퍼트와의 재계약에 긍정적인 기류만 흘렀던 것은 아니다. 구단 수뇌부에서도 “에이전트가 너무 느긋하다. 아무래도 올해를 넘길 것 같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들려왔다. 하지만 두산맨 니퍼트는 2014년이 지나기 전에 두산과 1년 더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그래도 두산이 희망을 놓지 않고 니퍼트와의 재계약을 시간문제로 볼 수 있었던 것은 사전 교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두산 관계자는 “니퍼트도 자신을 두산 선수라고 여겼고, 우리도 니퍼트가 두산에서 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 수 있었다”며 니퍼트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김승영 사장과 김태룡 단장도 마찬가지였다. 재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처럼 보이던 12월 초순부터 성탄절 이전까지도 김 사장과 김 단장은 “합리적인 선에서 꼭 잡겠다는 방침이다. 무리한 요구만 하지 않으면 계약할 수 있다고 본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니퍼트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두산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두산 역시 마찬가지였다.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액인 150만 달러로 두산은 최대한의 성의를 보였다. 그러자 해를 넘길 것 같던 협상 과정도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끝났다. 두산은 어느 해보다 따뜻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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