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제시장'을 둘러싼 여러 목소리가 있다. '국제시장'을 두고 이념 논쟁을 담은 일부 평론가들의 평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방송인 허지웅의 영화평이 네티즌과의 트위터 설전으로도 이어진 모습이다.
허지웅은 지난 25일 '진중권·허지웅·정유민의 2014 욕 나오는 사건·사고 총정리'라는 제목의 한겨레신문 좌담 기사에서 '국제시장'에 대해 '머리를 잘 썼다"라고 평하며 "어른 세대가 공동의 반성이 없는 게 영화 ‘명량’ 수준까지만 해도 괜찮다. 그런데 '국제시장'을 보면 아예 대놓고 '이 고생을 우리 후손이 아니고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식이다. 정말 토가 나온다는 거다.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 게"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방송을 통해 부각됐고, 이에 허지웅은 해당 방송에 대해 "내가 하지도 않은 말에 내 사진을 붙였다"라고 비판하며 이후 의견을 남긴 네티즌과 설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허지웅은 특히 '토나오는 영화'라는 다소 자극적인 표현에 대해 "앞과 뒤를 보라"며 영화에 대한 것이 아닌 정신에 대한 지적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광주출신이라 '변호인'은 빨고 '국제시장'은 깐다는데 사실상 서울 토박이다..난 당신들 중 누구편도 아니다"라며 자신은 진영논리에 함몰되지 않음을 강조했다.
'국제시장'과 관련된 이런 에피소드는 영화의 흥행과도 맞닿아 있다.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아버지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지난 17일 개봉해 12일 만에 428만 명(영진위)을 모으며 흥행 질주 중이다. 벌써부터 '천만 영화'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그렇다면 정작 영화를 만든 윤제균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윤제균 감독은 영화의 개봉 전 가진 인터뷰에서 연출자로서 영화에 시대의식을 안 담았다는 비판에 대해 "감독으로서 관객을 가르치고 싶지 않다"라며 "만약 이 영화가 시대 비판을 담는 영화였다면 이렇게 찍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국제시장'은 윤제균이라는 사람이자 감독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출발한 영화라고. 윤 감독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감독 개인의 생각이 많이 담긴 식으로 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기획 의도에 대해 말하며 "누군가에게 뭘 가르치고 싶지는 않았다. 모든 걸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으니까"라고 이 영화가 갖는 성격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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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트위터(위 왼쪽), '국제시장'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