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MBC 연예대상'은 늘어지지 않는 구성으로 깔끔하게 마무리 했다. 누구나 예상했던 유재석이 대상도 탔다. 그러나 또 다시 남발된 공동 수상으로 수상의 긴장감은 떨어졌다.
유재석은 지난 29일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열린 2014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에서 이변 없이 대상을 거머쥐었다. 그는 올 한 해 많은 논란이 있었던 '무한도전'이었음에도 흔들리지 않게 프로그램을 이끌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MBC 연예대상'은 유재석이 대상을 손에 쥐기까지 약 3시간 30분 가량의 시간을 보냈다. 예정된 시간에서 약 10분 가량 늦어졌을 뿐이었다. 이는 새벽 1시를 훌쩍 넘기는 타 방송의 시상식과 달리 군더더기 없는 진행과 구성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상자들 역시 대본에 적힌대로 어색한 대화를 나누기 보다는 대본의 대사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살리고, 애드리브와 베테랑 MC들다운 입담으로 짧고 굵게 채워 시간을 단축하는데 한 몫했다. 수상자들 역시 간결하고 굵직한 소감으로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달했다.
그러나 아쉬움은 남았다. 지난해 대상을 프로그램에 주는 것을 비롯해 우수상, 최우수상 등에까지 공동 수상을 남발했던 MBC는 이번 해에는 공동수상을 없애겠다고 밝혔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여전히 각 부문별 수상자들이 두 명 이상 무대에 올랐고, 이는 수상의 의미를 반감시켰다. 물론 상을 받은 이들이 하나같이 큰 웃음을 주고 받아 마땅한 이들이었지만, 2~3명씩 수상하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코미디 부문 대신 투입된 뮤직-토크쇼 부문이 추가되면서 오히려 불필요한 수상자들이 넘쳐나 보이는 형국이었다.
MBC 연예대상은 대상을 실시간 투표로 결정짓는 파격 행보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후보를 꼼꼼한 과정을 거쳐 선정한 뒤 그 선택의 몫을 시청자에게로 돌렸고, 결과는 모두를 납득시켰다. MBC가 화합의 장을 만들기 위해 시도한 이러한 파격은 적어도 '연예대상'에서는 통한 분위기다.
이날 유재석의 수상은 더욱 의미있었다. 총 677183 투표자 중 44만 2485표가 유재석에게 쏠렸다. 압도적인 대상 수상이었다. 유재석은 '유느님'이라는 별명이 있을만큼 대중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국민MC이기 때문에 대상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었다. 더불어 '무한도전'을 올해 여러 논란 속에서도 중심을 잘 잡고 이끌어 온 것 역시 유재석의 대상을 훌륭히 뒷받침했다. 유재석은 음주 운전으로 인한 길과 노홍철의 하차 속에서도 9주년을 맞이한 '무한도전'을 흔들림 없이 지켜냈고, 특히 노홍철의 하차 이후 멤버들을 더욱 똘똘 뭉치게 해 오히려 시청률을 상승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유재석의 대상 수상은 12번째다. 지난 27일 열렸던 KBS 연예대상에서 9년 만에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은 바 있는 그는 트리플 크라운에 대한 가능성도 높였다.
이날 베스트 커플상은 '우리 결혼했어요'의 송재림과 김소은 커플이 수상했다. 베스트 커플상에 공동 수상이 있었던 것과는 달리 단일 커플이 수상해 더욱 의미를 더했다. 신인상은 송재림, 헨리, 유라, 혜리가 받게 됐다. 네 사람은 올 한 해 각 예능 프로그램에서 큰 활약을 펼쳤기에 이유 있는 수상이 됐다. 인기상은 여러 부문으로 나뉘어져 다소 긴장감을 떨어뜨렸다. 뮤직 토크쇼 부문에는 '쇼 음악중심' MC인 김소현, 지코, 민호가, 버라이어티 부문에는 김성령, 김광규가, 가수 부문은 엑소, 특별 부문은 '아빠 어디가'의 아이들이 트로피를 안았다.
뉴스타상은 총 7명이 선정됐다. 강남, 김소은, 남궁민, 육중완, 파비앙, 임형준, 홍종현이 그 주인공. '우리결혼했어요'와 '진짜 사나이', '나 혼자 산다'에서 각각 두 명씩 뽑힌 이들은 올해 짧은 출연에도 많은 화제를 낳은 이들로, 각자 의미있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강남은 "엄마 나 상탔어!"라며 예능감 넘치는 매력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우수상 뮤직-토크쇼 부문은 '라디오스타'의 규현과 '섹션TV 연예통신'의 김슬기가 수상했고, 버라이어티의 여자 부문에는 '진짜사나이' 라미란과 '우리 결혼했어요'의 홍진영이 호명됐다. 버라이어티 남자 부문은 '나 혼자 산다'의 전현무, '진짜 사나이'의 박건형이 수상했다. 최우수상 뮤직-토크쇼 부문에는 '라디오스타'의 윤종신과 김국진이, 버라이어티 부문은 서경석, 정준하가 수상했다.
신설된 상도 있었다. 최고의 시청률 상이었다. 이부문에는 MBC '일밤-진짜사나이' 여군특집 당시 보였던 제식 훈련이 호명됐고, 이는 분당최고시청률인 25.5%를 기록해 한 해 가장 높았던 시청률을 보여 영광의 트로피를 안았다. 이는 지난해 '먹방상'보다는 이유있는 상이라 이견을 없앴다.
시상식을 빛내는 유쾌한 무대도 이어졌다. 1부 오프닝에는 '나 혼자 산다' 출연자들이 비로 변신해 '라 송'을 열창, 웃음을 선사했다. 1부 중간에는 김소현, 홍진영, 혜리, 유라가 걸스데이의 '달링' 무대를 선사하며 귀여운 매력을 드러냈고, 이 무대에는 정준하가 깜짝 등장, 더욱 폭소케 했다. 2부 오프닝 공연은 헨리가 꾸몄다. 헨리는 특기인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대상 후보자들의 퍼포먼스를 꾸며 두 눈을 번뜩이게 했다.
‘방송연예대상’은 2014년을 빛낸 예능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아름다운 화합의 장으로 방송인 김성주와 배우 김성령,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박형식이 진행을 맡았다.
▲ 대상 -유재석
▲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 – ‘무한도전’
▲ 최우수상 뮤직-토크쇼 부문 - 김국진, 윤종신(황금어장-라디오스타)
▲ 최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 - 정준하, 서경석
▲ 우수상 뮤직-토크쇼 부문 – 규현(황금어장-라디오 스타), 박슬기(섹션TV 연예통신)
▲ 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 – 박건형(진짜 사나이), 전현무(나 혼자 산다), 라미란(진짜 사나이-여군특집), 홍진영(우리 결혼했어요)
▲ 베스트 커플상 – 송재림, 김소은(우리 결혼했어요)
▲ 여자 신인상 – 유라(우리 결혼했어요), 혜리(진짜 사나이-여군특집)
▲ 남자 신인상 – 송재림(우리 결혼했어요), 헨리(진짜 사나이)
▲ PD상 – 정웅인(아빠 어디가), 하하(무한도전)
▲ 작가상 – 김태희 작가(황금어장-라디오스타)
▲ 시청률상 – ‘진짜 사나이-여군특집’
▲ 인기상 뮤직 토크쇼 부문 – 김소현, 지코, 민호(쇼! 음악중심)
▲ 인기상 버라이어티 부문 – 김성령(띠동갑내기 과외하기), 김광규(나 혼자 산다)
▲ 인기상 가수 부문 – 엑소
▲ 인기상 특별 부문 – 윤후, 정세윤, 임찬형, 안리환, 김민율(아빠 어디가)
▲ 라디오 신인상 – 써니(FM 데이트)
▲ 라디오 우수상 – 박준형, 정경미(2시만세), 정지영(오늘아침 정지영입니다)
▲ 라디오 최우수상 – 강석, 김혜영(싱글벙글쇼)
▲ 뉴스타상 – 강남, 육중완, 파비앙(나 혼자 산다), 임형준(진짜 사나이), 홍종현, 남궁민, 김소은(우리 결혼했어요)
▲ 특별상 MC 부문 – 김성주
▲ 특별상 버라이어티 부문 – 안정환(아빠 어디가), 홍은희(진짜 사나이-여군특집)
▲ 특별상 뮤직-토크쇼 부문 – 김구라(세바퀴, 황금어장-라디오 스타)
▲ 특별상 가수 부문 – 씨스타, 케이윌
▲ 특별상 베스트 팀워크 부문 – 강남, 김광규, 김용건, 육중완, 이태곤, 전현무(나 혼자 산다)
▲ 우정상 – 김수로, 서경석, 샘 해밍턴(진짜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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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대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