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 만능인데, 사랑만 서툴다? KBS 2TV 월화드라마 '힐러' 속 서정후(지창욱 분)의 이야기다.
지난 29일 방송된 '힐러'(극본 송지나, 연출 이정섭)에서는 코드명 '힐러'로 모든 의뢰를 성사시키는 '밤 심부름꾼' 서정후의 이중생활이 그려졌다. 그는 인터넷 언론사 썸데이 뉴스의 막내기자로, '밤 심부름꾼' 힐러로서 채영신(박민영)의 주변을 맴돌았다.
의뢰 때문에 만났지만, 이후에도 도통 신경이 집중돼 영신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정후의 모습은 사부인 기영재(오광록), 조민자(김미경) 등을 걱정케 했다. 또한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이 뭔지를 몰라 고민에 휩싸였다.

그런 정후에게 영신은 "뉴스를 보는데 그 사람이 있어. 어라? 뭔가 무지하게 마음이 흔들려. 그 얼굴 그 미소가 막 마음에 들어와. 이게 뭐지? 근데 그게 끝"이라며 "뭐가 오고 가는 게 없다. 그래서 짝사랑이다"며 김문호(유지태) 기자를 향한 자신의 짝사랑을 설명했다.
서정후는 영신이 눈에 밟히고, 자꾸만 신경쓰는 자신의 모습이 결국 '짝사랑' 증상과 비슷하다는 것을 받아들이진 않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문호와의 밀착에 묘한 질투심을 드러내거나, 영신을 위해 의뢰가 아닌 일까지 손수 나서서 하는 모습으로 영신을 향한 마음이 단순한 관심을 넘어섰음을 짐작케 했다.
더욱이 옥상에서 자신과 대화를 원하며 눈까지 가린 영신의 앞에 나타나, 손을 잡는 등의 설레는 스킨십을 통해 점점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으나, '사랑'이라는 것을 여전히 몰라 보는 이를 답답하게 했다. 어디 한 군데도 허점이라고는 전혀 찾을 수 없을 것 같던 완벽주의자이자 완성형 '밤 심부름꾼'인 정후도 '사랑'에 있어서 만큼은 확실한 초보자였던 것.
영신을 향한 자신의 마음이 '사랑'이라는 걸 깨닫기까지 얼마남지 않은 듯한 분위기 속에서, 서정후가 향후 어떠한 방식을 동원해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게 될지, 향후 두 사람의 관계 진전에 더욱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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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