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는 벌써부터 다음 시즌 하위권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주전 선수들이 이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곧 비주전이었던 선수들에게 기회가 부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새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그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KIA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조용한 팀 중 하나였다. FA 자격을 얻은 투수 송은범이 한화 이글스로 팀을 옮겼지만 새로운 영입은 없었다. 주전 키스톤콤비인 안치홍, 김선빈이 군 입대로 빠졌지만 이를 메울 수 있는 자원의 유입도 없었다. 김기태 신임 감독은 “우리도 충분히 주전 유격수와 2루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외부 FA 영입을 꺼렸다.
그러나 KIA는 한 번 더 전력 유출을 경험했다. ‘10구단’ kt 위즈가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에서 주전 중견수 이대형을 지목한 것이다. 이대형은 올 시즌 타율 3할2푼3리 22도루로 제 몫을 다했으나 젊은 외야수들과의 경쟁에 밀려 보호선수 명단서 제외됐다. 이대형 마저 팀을 옮기면서 KIA는 주전 센터라인을 모두 잃게 됐다.

야구의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꼽히는 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 자리에서 3명의 선수들이 빠졌기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KIA는 김 감독의 육성 능력에 기대를 걸었다. 전력이 크게 약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메울 수 있는 젊은 자원이 많다는 판단이었다. 결과적으로 내부 육성을 통한 리빌딩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일단 센터라인의 포수로는 FA 자격을 얻었던 차일목을 잡았다. 다음 시즌 당장 144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특히 KIA는 대부분 젊은 포수들로 구성돼 차일목의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차일목은 경험 면에선 가장 앞선다. 여기에 내야수 자리에선 강한울, 박찬호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해졌다.
강한울은 올 시즌 93경기서 타율 2할6푼4리 4도루 14타점 32득점으로 가능성을 보였기에 주전 유격수를 꿰찰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스프링캠프를 통해 수비 실력을 보완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젊은 선수들 이 외에도 베테랑 박기남, 김민우가 버티고 있다. 주전 선수들이 빠진 만큼 다양한 내야 포지션에서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중견수 자리를 놓고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외야의 남은 두 자리를 김주찬, 신종길이 안정적으로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남은 한자리를 지킬 선수로는 김다원, 이호신 등의 중간급 선수들과 박준태, 김호령 등 신인 선수들이 꼽힌다. 마무리캠프서 가능성을 보인만큼 스프링캠프에서도 꾸준히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당장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무리다. 그동안 KIA의 센터라인을 책임졌던 선수들 모두 리그에서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쳤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없는 동안 기회가 생긴 것은 확실하다. 당장 포스트시즌 진출 혹은 우승 전력이 아니기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안정적인 센터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다. 과연 다음 시즌 KIA의 센터라인을 어떤 새 얼굴들이 책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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