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한국 축구가 웃음과 슬픔이 오고가며 만감이 교차하는 해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국민은 물론 선수들도 실망을 했고, 가을에 있었던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 축구가 2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에서만 울고 웃은 것은 아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뛰고 있는 모든 선수들도 개인의 성적, 그리고 소속팀의 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자신은 물론 소속팀의 호성적에 활짝 웃은 선수도 있었고, 부상 혹은 다른 이유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해 고개를 숙인 선수도 있었다. 그 중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1년을 살펴봤다.
▲ 손흥민

2014년 가장 핫한 한국 선수를 꼽으라면 손흥민이 아닐까 싶다. 지난해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순조롭게 정착한 손흥민은 2013-2014 시즌을 마치고 월드컵에 출전했다. 월드컵에서의 팀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손흥민의 경기력 만큼은 돋보였다. 2014-2015 시즌에는 16경기에 출전해 5골 2도움을 기록하며 레버쿠젠의 확실한 중심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빅클럽에서도 손흥민을 관심 가는 유망주가 아닌 즉시 전력감으로 지켜보고 있다.
▲ 기성용
기성용에게 2014년은 뜻 깊은 해였다. 스완지 시티에서 사령탑과 갈등으로 선덜랜드로 임대됐지만,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몫을 묵묵히 수행한 기성용은 선덜랜드를 강등에서 구해내고 당당하게 스완지 시티로 복귀했다. 1년 만에 복귀한 스완지 시티에서 기성용의 입지는 매우 커져 있었다. 기성용은 그 입지에 걸맞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스완지 시티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현재 기성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상위권의 미드필더 자원으로 분류되고 있다.
▲ 박주호, 구자철
지난 시즌 막판 좋은 모습을 보이다가 부상을 당한 박주호는 월드컵에서 활약할 기회를 놓쳤지만,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차출과 부상으로 분데스리가 전반기에는 활약할 기회가 적었다. 박주호의 동료 구자철(마인츠)의 경우 예전만 못한 경기력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전반기 막판 다시 경기력이 살아나며 기대감을 키웠다.
▲ 김진수, 류승우
상반기에만 하더라도 김진수의 존재감은 적었다. 그러나 대표팀에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주가가 올랐다. 부상으로 월드컵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호펜하임으로 이적한 김진수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의무도 해결했다. 김진수는 호펜하임에서 첫 시즌임에도 순조롭게 팀에 적응하며 감독으로부터 신뢰를 받는데 성공했다. 류승우는 레버쿠젠으로 임대 생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브라운슈바이크로 임대된 후 순조롭게 독일 무대에서 적응하고 있다.
▲ 지동원, 홍정호
아우크스부르크에서 2014년을 시작한 지동원은 여름에 도르트문트 유니폼을 입으며 많은 기대를 안겼다. 하지만 기대는 기대에서 머물렀다. 부상 등으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지동원은 다시 한 번 희망을 안겼다. 내년 1월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하게 된 것. 지동원은 해외 생활 후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던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더불어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홍정호와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홍정호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9경기에 출전해 218분을 소화했다.
▲ 이청용, 김보경, 윤석영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뛰고 잇는 이청용과 김보경은 가장 아쉬운 전력이 아닌가 싶다. 이청용은 지난 시즌을 무난하게 보냈지만, 이번 시즌 초반 힘든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꾸준한 경기 출전으로 경기력을 끌어 올려 최근에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김보경은 다르다. 이번 시즌 챔피언십으로 돌아온 김보경은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반면 윤석영은 자신을 외면했던 해리 레드냅 감독의 마음을 돌리는데 성공하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부상이라는 암초는 막지 못했다.
▲ 박주영
몇 시즌째 계속된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마지막 기회로 여겼던 챔피언십 왓포드에서의 임대 생활에서 박주영은 예전의 기량을 조금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 영향은 월드컵으로도 이어져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여 국민들의 비난 대상이 되기도 했다. 결국 유럽 이적시장이 닫힐 때까지 소속팀을 구하지 못한 박주영은 지난 10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샤밥에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기량의 회복은 좀처럼 보이지 않아 최근 아시안컵 최종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sportsher@osen.co.kr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