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현대-한전 손익 계산서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2.30 06: 32

3강 진입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이 시즌 중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장기적 관점보다는 오로지 올 시즌 만을 본 트레이드다. 그만큼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효과를 볼 필요가 있는 가운데 손익 계산서에도 관심이 몰린다.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은 29일 3명의 선수가 포함된 2대1 임대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대캐피탈에서는 베테랑 세터 권영민(34)과 레프트 박주형(27)이 한국전력으로 간다. 한국전력에서는 그 대신 왼손 공격수 서재덕(25)이 현대캐피탈의 유니폼을 입는다. 시즌 중 임대 트레이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사례로 2012~2013시즌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이 성사시킨 바 있다.
올 시즌으로 한정된 임대 트레이드다. 정상적인 트레이드라면 카드를 맞추기가 쉽지 않았겠지만 급한 상황에 있는 두 팀이 ‘올 시즌’으로 그 범주를 좁히면서 승부수를 던졌다고 볼 수 있다. 두 팀의 순위가 급박한 분위기를 단적으로 대변한다. 한국전력은 29일 현재 승점 28점으로 4위다.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던진 현대캐피탈은 27점으로 5위에 머물러 있다.

다만 아직 3위 대한항공(승점 31점)과의 승점차는 크지 않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3강 도약을 바라볼 수 있다. 때문에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측면에서 이번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현대캐피탈은 날개의 공격력과 수비력을 강화시켰고 한국전력은 고질병 중 하나였던 세터 문제의 해법으로 권영민을 지목했다.
현대캐피탈은 새 외국인 선수 케빈 르루의 공격력이 시원치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선수들과 어울리는 융화력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외국인 선수의 가장 큰 덕목인 ‘한 방’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문성민이 올 시즌 국내 공격수 중에서는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경기 종반 고전하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서재덕을 합류시켰다. 적어도 날개의 공격력만큼은 정상급으로 올라왔다.
대학 시절 라이트 공격수로 명성을 떨쳤던 서재덕은 프로에 들어와서는 레프트로 변신 중이다. 라이트 포지션에는 외국인 선수들이 있는 까닭이었다. 플레이는 점차 안정감을 찾고 있다는 평가다. 전광인과 함께 한국전력의 왼쪽 공격을 책임진 서재덕은 올 시즌 156득점을 성공시켜 리그 17위에 올라 있다. 리시브에서는 세트당 5.88개로 독보적인 1위다. 리시브 성공률도 57.34%로 좋은 편이다. 리시브 불안에 울고 있었던 현대캐피탈로서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공수 모두에서 업그레이드를 노린다.
반면 세터의 토스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한국전력은 노련한 세터인 권영민을 받아 즉시 전력감을 수혈했다. 현대캐피탈의 간판 세터였던 권영민은 최태웅의 합류 이후 출전 시간을 나눠가졌다. 올 시즌에는 신예 이승원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며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었다. 하지만 장신의 이점에 경험이라는 장점은 여전하다. 심기일전한다면 한국전력의 주전 세터로 자리잡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여기에 박주형을 받아 서재덕의 빈자리를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게 됐다. 두 팀의 트레이드가 ‘윈-윈’이 될 수 있을까. 올 시즌 프로배구의 관전 포인트가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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