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겨울왕국', '인터스텔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국제시장'. 2014년 극장가는 '기록 경신의 시대'라고 할 만 하다. 각 부분에서 괄목할 만한 숫자가 탄생했고,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우선 지난 7월 개봉한 '명량'(김한민 감독)은 천만영화의 개념을 뛰어넘었다. 1761여명(영진위)의 관객을 모으며 초 흥행작의 위엄을 과시, 한국 영화 흥행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더불어 기존 최고 매출액이었던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의 매출액을 넘고 당당히 국내 최고 흥행영화로 이름을 올렸다. 이런 '명량'의 최고 매출액 신기록 경신의 경우,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가 2D보다 금액이 비싼 3D 관람객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매출액을 높인 반면, '명량'은 압도적인 관객수로 역대 최고 매출액을 달성해 의미를 더했다.

2014년 1월 극장가의 포문을 연 디즈니 영화 '겨울왕국'(크리스 벅, 제니퍼 리 감독)은 애니메이션으로는 첫 1000만 클럽에 입성했다. 1029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겨울왕국'의 신드롬급 흥행은 애니메이션에 대한 협소한 시각을 바꿔주는 계기가 됐다.
11월 개봉해 국내 비수기 극장가를 사로잡은 할리우드 SF영화 '인터스텔라'(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는 소위 '어려운 영화'로는 처음으로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1007만여명의 관객을 모은 요인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이름값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어려운 영화'라는 표현의 정의에 있어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한다면, 특이하게 이 영화는 '과학'이 흥행에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것으로 일정정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인터스텔라'가 개봉한 후 자연과학 도서나 완구 등의 매출이 증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Education)과 오락(Entertainment)이 합쳐진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천만 영화는 처음이다. 더불어 '겨울왕국'과 함께 한국 대중의 취향을 저격하는 외화에 대한 분석을 도왔다.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진모영 감독)는 역대 다양성 영화 흥행 1위에 올라섰다. 지난 달 27일 개봉해 363만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미 역대 다큐멘터리 영화 최고 흥행작인 '워낭소리'의 기록을 넘어섰고, 다양성 영화로 분류된 할리우드 음악 휴먼 드라마 '비긴 어게인'이 보유하고 있던 342만명의 기록을 깨며 역대 다양성 영화 흥행 1위에 등극했다.
당초 '인터스텔라'를 잡을 한국영화가 누가 될 지 관심사였는데, 그 주인공이 '노부부'라는 사실은 적잖은 충격과 울림을 선사했다. 2014년 극장가에 대미를 장식하는 '반전의 드라마'라고 할 만 하다. 최근 들어 강해진 다양성영화의 파워에 정점을 찍는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17일 개봉한 영화 '국제시장'(윤제균 감독)이 450만 관객을 돌파, 벌써부터 천만영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29일까지 456만 3845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미 역대 휴먼 드라마 사상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했던 '국제시장'은 쟁쟁한 한국영화 신작과 동시기 경쟁작들을 제치고 부동의 박스오피스 1위의 자리를 수성 중이다.
앞서 개봉 12일만에 400만 돌파에 성공했는데, 이 같은 속도는 2012년 추석 극장가에서 천만을 달성한 '광해, 왕이 된 남자'(누적 1232만 3,408명)의 기록을 4일이나 앞당긴 것이자, '7번방의 선물'(누적 1281만 1,213명)과 동일한 속도다. 그렇기에 천만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을 열연한 황정민이 영화 '신세계'(468만명)를 넘는 최고 흥행작을 만들어내게 된다. 더불어 제작자가 아닌 감독으로 5년여만에 귀환한 윤제균 감독이 천만영화의 영광을 재연할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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