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타율 1위' 손아섭, 전설로 간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2.30 13: 00

2011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은 가슴에 '0.331'이라는 숫자가 들어간 패치를 붙이고 경기에 임했다. 바로 그 해 작고한 전설적인 교타자 장효조의 통산 타율이다.
프로통산 최고타율은 장효조가 보유하고 있다. 장효조는 통산 961경기에 출전, 3050타수 1009안타 타율 3할3푼1리로 프로생활을 마쳤다. 28세가 돼서야 프로에 첫 발을 딛은 장효조는 통산 1000안타를 넘기는 데 만족해야했지만, 만약 20대 초반부터 프로생활을 할 수 있었다면 훨씬 더 위대한 기록을 쌓았을 것이다.
그리고 장효조의 뒤를 묵묵히 따라가는 팀 후배가 있으니 바로 손아섭이다. 장효조는 '삼성맨'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부산 출생에 선수생활 마지막도 롯데에서 보냈고 1992년 마지막 우승까지 현역으로 함께했었다.

현재 한국프로야구 공식 개인통산기록실(http://www.koreabaseball.com/History/HistoryPersonalRecord.aspx)에서 통산 타율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기준을 3000타수로 잡고 있다. 덕분에 3050타수였던 장효조도, 3130타수인 데이비스(통산타율 .313)도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규정타석은 타수가 아닌 타석으로 따진다. '3000타수'라는 기준도 임의로 정한 것이다. 현재 프로야구 공식기록실 통산타율 2위이자 현역 1위는 김태균(한화)으로 타율 3할2푼이다. 만약 기준을 3000타수가 아닌 3000타석으로 바꾸면 장효조와 김태균 사이에 손아섭이 등장한다.
2007년 데뷔한 손아섭은 올해까지 프로 8년 동안 737경기에 출전, 3025타석 2658타수 861안타 타율 3할2푼4리를 기록 중이다. 프로 2년 차였던 2008년 80경기에서 타율 3할3리로 남다른 재능을 보여준 손아섭은 2010년 이후 5년 연속 타율 3할을 넘기고 있다. 게다가 4년 연속 외야수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이제는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외야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올해 손아섭은 타격 모든 부문에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타율(.362)과 안타(175개), 홈런(18개), 장타율(.538), 출루율(.456) 모두 데뷔 후 최고다. 장타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3할타율과 4할출루율, 5할장타율도 올해 처음으로 넘겼다.
손아섭이 무서운 점은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만 26세인 손아섭은 나이로 따지면 이제부터가 전성기다. 게다가 손아섭의 자기관리는 남다른데, 내년 만 50세인 일본 프로야구 최고령인 야마모토 마사(주니치)가 롤모델일 정도다.
손아섭 역시 해외진출에 뜻이 있다. 미국 보다는 일본쪽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내년이면 KBO가 정한 기준 3000타수를 넘겨 통산타율 공식순위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선수생활 내내 한국에서만 뛴다면 누적기록은 쌓아도 통산타율은 내려가기 마련인데, 만약 전성기때 해외진출까지 한다면 장효조의 통산타율 3할3푼1리까지 넘볼 수 있다. 아직 손아섭은 성장하고 있는 타자지만, 벌써 프로야구에 굵은 족적을 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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