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이 흘린 건 진정 '아이돌의 눈물'이었나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4.12.30 11: 59

'아마존의 눈물'보다 뜨겁고 뭉클했다. 갓세븐 잭슨은 지난 '룸메이트' 방송 중 깜짝 초대된 어머니를 보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오열에 가까웠다. 들고있던 모자를 떨어트린 채 달려가 어머니를 품에 안고는 한 동안 목놓아 울었다. 이 장면은 시청자들의 뭉클함을 자아내면서 방송 이후 한동안 회자됐다.
표면적으로는 오랜기간 떨어져있던 모자 상봉의 모습이었지만, 좀 더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잭슨의 눈물에는 부모님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그 이상의 것이 담겼다. 타지에 와 '아이돌'이라는 특수한 직업으로 살아오며 겪어온 고난과 역경들이다. 
이는 비단 잭슨의 경우 뿐만이 아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대다수의 아이돌들이 아마존과 같은 오지에서 생존하는 것보다 치열하고  힘든 생활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SBS '룸메이트'에 함께 출연 중인 카라 허영지는 잭슨의 모자상봉 장면을 보며 누구보다 펑펑 울었다. 이는 같은 생활을 해본 동료로서 느끼는 격한 공감이었다.

허영지의 DSP미디어나 갓세븐 멤버 잭슨이 속한 JYP엔터테인먼트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매달 수많은 기획사에서 다양한 그룹들이 데뷔하고, 또 소리 없이 사라진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이돌을 꿈꾸는 이들은 수년간을 '연습생'이라는 신분으로 가족들과 떨어져 낯선 이들과 합숙하면서 생활한다. 함께 지내는 동료들과 치열한 경쟁 속에 간간히 끼니를 떼워가며 하루 평균 12시간이 넘는 시간을 춤과 노래 연습, 외국어 공부에 매진한다. 분명 나이 어린 친구들이 견뎌내기에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데뷔라도 하면 성공한 축에 속한다. 가요계에 갓 발을 딛은 신인 그룹들과의 인터뷰에서 힘들었던 점을 물으면 나오는 공통적인 답은 "기약없는 데뷔"와 "불확실한 미래"다. 단 한 팀도 연습이 힘들었다거나 합숙 생활이 어려웠다는 대답은 하지 않는다. 그보다 고통스러운 것은 언제 데뷔할지 모르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꿈만 같은 데뷔를 이룬 후에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미 거대한 팬덤을 확보한 쟁쟁한 팀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다양한 콘셉트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팀들이 속속 등장하기 때문. 대형 기획사라고 해서 한방에 뜨는 케이스도 사라졌다. 대세로 불리는 엑소도 지금의 자리에 오기 까지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고, JYP에서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갓세븐 또한 꾸준히 노력 중이다. 
아이돌이 갖는 화려함의 이면에는 이 같은 고난과 역경이 자리해 있다. 어린 시절부터 모진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며 꿋꿋하게 버텨야만 비로소 화려하게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잭슨이 흘린 것은 그간의 설움과 고된 삶이 녹아 있는, 아이돌을 대표한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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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룸메이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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