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시즌 동안 지휘봉을 잡은 지도자만 5명 째다. ‘스타군단’ KDB생명이 감독들의 무덤이 됐다.
안세환(48) KDB생명 감독은 30일 최하위(3승 14패, 6위)로 떨어진 팀 성적에 따른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KDB생명은 잔여 시즌을 박수호 코치의 대행체재로 치를 예정이다. 안세환 감독은 은행업무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1-2012시즌 김영주 감독이 이끌던 KDB생명은 신한은행에 이어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다. 팀 성적은 좋았다. 그러나 김영주 감독의 지도방식과 선수들이 잦은 충돌을 겪었다. 결국 김영주 감독은 남은 계약기간 1년을 마저 채우지 못하고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2012-2013시즌 KDB생명은 우리나라 프로농구 최초로 여성인 이옥자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이옥자 감독은 여성인 장점을 살려 여자선수들을 더 섬세하게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 감독은 끝내 선수단 장악에 실패했다.
그러자 KDB생명 구단은 시즌 막바지에 이옥자 감독과 이문규 코치의 역할을 맞바꾸는 ‘지휘권 교체’를 단행했다. 구단은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이유라고 밝혔지만 프로스포츠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이옥자 감독은 시즌 종료와 동시에 사퇴를 결심했다.
2013-2014시즌도 순탄치 않았다. KDB생명은 안세환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안 감독은 1996년 산업은행을 끝으로 현역선수에서 은퇴한 뒤 농구계를 떠나 일반 은행원으로 재직해왔다. 산업은행 내 농구동호회에서 감독 겸 선수로 뛴 것이 지도자 경력의 전부였다. 안 감독의 선임 당시부터 구단에서 프로농구 지도자의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시즌 KDB생명은 14승 21패로 5위를 기록, 겨우 꼴찌를 면했다. 신정자, 한채진, 이경은, 이연화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대거 보유했지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올 시즌은 더 심각하다. KDB생명(3승 14패)은 5위 하나외환(4승 13패)에 밀려 꼴찌로 전락했다. 경기 중 안세환 전 감독은 박수호 코치와 의견충돌을 보인 장면이 중계방송 카메라에 고스란히 노출되기도 했다.
결국 저조한 성적에 책임을 느낀 안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과연 박수호 대행은 ‘감독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KDB생명을 재정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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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환 전 KDB생명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