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타자에게 2년차 징크스는 있나.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 외국인 타자로 군림한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27)와 NC 에릭 테임즈(28)가 내년에도 한국 무대에서 뛴다. 두 선수 모두 특급 대우를 받고 재계약에 성공했다. 나바로는 85만 달러, 테임즈는 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원소속팀과 재계약에 골인한 외국인 타자는 나바로·테임즈와 KIA 브렛 필 3명뿐이다.
나바로는 125경기 타율 3할8리(31위) 154안타(10위) 31홈런(5위) 98타점(9위) 25도루(11위) 출루율 4할1푼7리(12위) 장타율 .552(10위)로 시즌 전 우려를 완벽하게 씻는 특급 활약을 했다. 테임즈도 125경기 타율 3할4푼3리(8위) 152안타(13위) 37홈런(3위) 121타점(2위) 출루율 4할2푼2리(10위) 장타율 .688(2위)로 기대에 걸맞은 맹타를 때렸다.

이제 관심은 내년 시즌으로 넘어간다. 2년차가 되는 두 타자는 집중 분석과 견제를 받게 될 게 분명하다. 특급 대우를 받으며 기대치도 크게 상승한 만큼 부담감도 늘었다. 역대 외국인 타자를 돌아보면 타이론 우즈, 제이 데이비스, 펠릭스 호세, 틸슨 브리또, 클리프 브룸바 덕 클락 등이 꾸준하게 활약했지만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린 케이스도 없지 않았다.
첫 케이스는 댄 로마이어였다. 1999년 타율 2할9푼2리 45홈런 109타점으로 한화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한 로마이어는 2년차가 된 2000년 타율 2할9푼6리 29홈런 96타점으로 수준급 기록에도 전년보다 떨어진 성적과 불성실한 태도로 팀을 떠나야 했다. 2000년 타율 2할3푼6리에도 37홈런 91타점으로 현대 우승을 이끈 탐 퀸란은 재계약에 성공했으나 2001년 타율 2할4푼2리 28홈런 66타점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에디 디아즈도 2003년 SK에서 타율 2할8푼5리 22홈런 63타점으로 활약했으나 대체선수로 들어간 2004년 한화에서 타율 2할9리 7홈런 26타점으로 무너졌다. 래리 서튼 역시 2005년 현대에서 타율 2할9푼2리 35홈런 102타점으로 홈런·타점 2관왕에 올랐으나 이듬해 타율 2할6푼6리 18홈런 61타점으로 곤두박질쳤다. 2007년 한화에서 타율 3할2푼1리 22홈런 85타점을 기록한 제이콥 크루즈도 2008년 삼성에서 타율 2할8푼2리 2홈런 21타점으로 부진한 끝에 중도 퇴출 비애를 맛봤다.
가장 최근에는 카림 가르시아가 있었다. 2008년 롯데에서 첫 선을 보인 가르시아는 타율 2할8푼3리 30홈런 111타점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러나 2009년에는 타율 2할6푼6리 29홈런 84타점으로 성적이 떨어졌다. 선구안이 안 좋고 변화구에 약했던 가르시아는 시즌 초중반까지 상대로부터 집요한 약점 공략에 삼진만 양산하며 극심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나바로와 테임즈도 장단점이 노출된 상황이다. 공략법이 어느 정도 나올 것이다. 하지만 나바로는 삼진(71개)보다 볼넷(96개)이 더 많았으며 테임즈도 볼넷(58개)·삼진(99개) 비율이 크게 나쁘지 않았다. 성적이 급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나바로와 테임즈 모두 30대 미만 젊은 타자들이다. 종전 2년차 징크스 타자들이 모두 30대 선수들로 신체 나이가 떨어질 시기였다. 나바로와 테임즈는 아마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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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로-테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