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약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KIA가 외국인 선수 인선을 마무리했다. 필립 험버(32)에 이어 조쉬 스틴슨(26)의 영입을 확정지었다. 물음표 투성이인 KIA 마운드에서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KIA는 30일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조쉬 스틴슨과 총액 5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미 필립 험버(총액 60만 달러)를 영입했고 외국인 타자 브렛 필(70만 달러)과는 재계약을 마친 KIA의 마지막 외국인 인선이다. 당초 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KIA가 2014년이 가기 전 계약을 마무리했다.
2011년 뉴욕 메츠에서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데뷔한 스틴슨은 MLB 통산 네 시즌 동안 39경기(선발 2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4.47을 기록했다. MLB에서는 주로 불펜 요원으로 뛰었다. 윤석민(볼티모어)에 관심이 있는 팬이라면 그리 낯설지 않은 선수일 수도 있다. 스틴슨은 올해 대부분의 시간을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팀인 노포크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선발 요원으로 뛰었으나 MLB 콜업 사정에 맞춰 불펜으로 컨디션을 조율하기도 했다.

트리플A 22경기(선발 13경기)에서는 5승5패 평균자책점 5.48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2할4푼2리였고 80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동안 38개의 볼넷을 내줬다. 기본적으로 제구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불펜 요원으로 콜업된 바 있다. KIA가 주목하는 것도 이 지점으로 보인다.
KIA는 “힘 있는 직구로 정면 승부하는 것이 장점이며, 변화구의 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스틴슨의 장점을 설명했다. 투구 스타일은 이런 설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에 의하면 올해 스틴슨의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92마일(148㎞)이었다. 여기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졌다. 체인지업의 구사 비율은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지만 빠른 공과 짝을 이루는 커브와 슬라이더의 각은 비교적 예리한 편이다. 리그를 압도할 만한 구종은 없지만 4가지 구종을 고루 잘 던진다고 표현하는 것이 가깝다.
결국 힘으로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선발로 뛰었을 때 체력이 받쳐주고 제구가 된다는 가정 하에 커트 능력이 뛰어난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올해 마이너리그에서 선발로 뛸 당시에도 꾸준히 92~93마일의 공을 던진 만큼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아직 젊다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먼저 영입한 험버의 경우는 30대 이후 기교파 투수로 전향 중이라는 것이다. 험버의 경우는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이 90마일 전후다. 힘으로 윽박지르는 스타일은 아니다. 대신 커브 구사에 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완급조절로 아웃카운트를 뺏는 스타일이다. 다른 유형의 투수를 영입한 KIA가 올해는 외국인 투수 농사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내년 KIA의 순위와 직결된 문제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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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