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 지창욱이 멋있다가 어설펐다가, 귀엽다가 다시 남자다워지는 다양한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는다. 지창욱은 한 드라마의 남자주인공 캐릭터가 가질 수 있는 모든 매력을 총망라한 정후 캐릭터에 자신의 이미지를 영리하게 녹여내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지창욱은 KBS 2TV 월화드라마 ‘힐러’에서 밤심부름꾼 힐러로 활동하는 정후 역으로 열연 중이다. 정후는 영신(박민영 분)의 꿈을 알아보라는 힐러 임무를 위해 영신이 다니는 인터넷 신문사에 ‘박봉수’로 위장 취업, 마치 할리우드 영화 ‘슈퍼맨’ 캐릭터와도 같은 멋진 변신을 이어가고 있다.
정후는 박봉수일때는 여리고 어리버리한 매력으로 보호본능을 자극한다. 폭력적인 상황에서 “무섭다”고 칭얼거리며 영신에게 기대는 봉수는 영신의 책임감과 보호본능을 폭발하게 하면서 상황의 역전을 통한 감동적이고도 짜릿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봉수는 영신의 뒤에 숨어 있지만, 영신의 용감함에 반한 짧은 미소로 시청자를 열광하게 했다.

또 힐러로 분했을 때는 한국형 히어로물을 다시 썼다는 반응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멋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로 무장한 그는 건물과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며 화면 안을 빈틈없이 사용하는 액션 연기로 감탄을 자아낸다. 날렵한 지창욱표 액션은 힐러의 능청스러운 그의 성격이 발현되는 짓궂은 장난까지 곁들여지며 강약을 조절해 지루할 틈을 선사하지 않는다.
정후 그 자체일 때는 외로운 소년의 모습이 고독히 드러나 안쓰러움을 자아낸다. 텅 빈 고층 건물에 홀로 사는 그는 넓은 집 안에서 무엇이든 가능하지만, 즉석밥과 치킨, 맥주 등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민자(김미경 분), 또 컴퓨터 게임 속 캐릭터와의 대화가 전부라 창밖의 멋지고 화려한 야경과 대비된다.
어둠 속에 혼자 있어야 하는 힐러, 외로운 고층 빌딩에 갇힌 정후, 또 어리버리 연약한 봉수까지 세 가지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것은 배우 지창욱의 다양한 표정이 있기에 가능하다. 큰 눈망울로 소년 같은 매력을 보이던 그는 어느새 날렵하고 날카로운 눈매로 변신하고, 홀로 있을 때는 텅빈 눈빛으로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외로움을 담아내 그의 이야기를 더욱 궁금하게 한다.
그간 드라마에서 입체적인 남자 주인공 캐릭터가 여럿 등장한 바 있어도 신입 기자에서 어둠을 무대로 삼는 심부름꾼까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힐러’의 주인공 정후는 급을 달리하고 있다. 힐러, 정후, 봉수 등 캐릭터가 전혀 다른 인물이라고 해도 설명이 가능한 지창욱의 폭 넓은 연기는 “‘힐러’를 통해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지창욱의 다양한 매력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첫회를 보고 나면 지창욱의 매력에 모두 빠져들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제작진의 말을 수긍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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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힐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