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아 유, 올드 맨(Who are you, old man?)"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테이큰3'(Taken 3, 올리비에 매가턴 감독)는 '액션 대디' 리암 니슨의 마지막 혈투를 끈끈하게 담았다.
'테이큰3'가 30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첫 공개됐다. '테이큰'은 국내에서도 인기가 있는 프랜차이즈. 2008년 개봉한 1편이 불러온 신드롬은 배우 리암 니슨을 누구보다도 친근한 '딸 바보' 할리우드 스타로 만들어놨다.

여행 중 인신매매된 납치된 딸을 구하려 다녔던 전직 특수 요원 출신 아빠의 찌릿한 액션을 목격했던 1편의 충격. 그 쫄깃함을 기억하던 사람들에게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2편의 이야기가 다소 헐겁고 실망스러웠다면 이번 이야기에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 이번에는 아무도 잡혀가지 않지만 대신 살인누명을 쓰고 쫓기는 우리의 가장이다.
다 큰 딸이 여전히 팬더 인형을 좋아하는 아이로 보이는 아빠. 그리고 전처와의 끊나지 않은 애정 관계 속에서 보이는 브라이언 밀스(리암 니슨)의 모습은 아련하다. 이런 아빠는 어딘가 모르게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데, 단단한 외양과는 반대로 연약한 내면에서 피어나는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과 이성적인 섹시함은 묘하게 연결된다. 이 지점에서 리암 니슨은 여전히 멜로가 된다.
여기에 전처의 남편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면서 '사랑과 전쟁'의 느낌이 도사리지만, 영화의 격을 높이는 데에는 형사 도츨러 역 포레스트 휘태커의 역할이 크다.
밀스 만큼은 아니더라도 지능 높은 형사 역의 그는 디테일한 연기로 분량을 넘는 존재감을 뽐낸다. 영화 속에서 능력자는 능력자를 알아본다. 밀스가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간파하고, 밀스가 보이는 재기발랄한 재능을 마주칠 때 피식 웃어보이는 그 연기란.
리암 니슨은 여전히 녹슬지 않은 액션과 동시에 남편과 아빠로서의 감정 연기의 균형감을 선보인다. 역시 명장은 죽지 않는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더불어 '아빠'도 죽지 않는다. 영화 후반부, 한 악당이 "당신은 누구야, 늙은 아저씨?"라 묻는 장면은 1편부터 가족을 지켜왔던 리암 니슨을 봐왔던 관객이라면, 뭉클하게도 다가올 법 하다.
한국에서 대박을 터뜨린 '겨울 왕국', '인터스텔라'에서 외화를 대하는 한국 대중의 취향이 읽혔듯, 가족 사랑의 주제를 내세운 '테이큰'은 국내 관객들의 입맛에 딱 맞는 할리우드 액션 시리즈일지도 모른다. 1, 2편은 국내 500만여명을 동원한 흥행작으로 2편이 개봉 4일만에 100만 관객을 동원했는데, 이는 이 시리즈에 대한 호감도를 증명한다.
영화는 프랑스에서 만들어졌는데, 그래서인지 이전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감독은 이번 시리즈에 대해 "액션 쾌감과 프렌치 감성의 매치"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리고'리암 니슨은 '테이큰'은 이번 편이 끝이라고 전한 바 있다. 굿바이 대디.
팜케 얀센, 매기 그레이스, 존 그리스 등이 출연한다. 내년 1월 1일 개봉. 15세 관람가.
nyc@osen.co.kr
'테이큰3'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