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압박 작전인가.
'40홈런 유격수' 강정호(27·넥센)와 단독협상권을 따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FA 유격수 아스드루발 카브레라(29)에게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강정호와 포지션이 겹치는 유격수 카브레라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은 언제든 협상을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CBS스포츠' 존 헤이먼 기자는 30일(이하 한국시간) 'MLB네트워크' 라디오방송에 출연, 피츠버그가 FA 내야수 카브레라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현재 FA 시장에 남은 유격수 중 최고 자원으로 여러 팀에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다.

같은 날 '폭스스포츠'에 따르면 뉴욕 양키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탬파베이 레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뉴욕 메츠, 미네소타 트윈스 등이 복수의 구단들이 카브레라에게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피츠버그까지 가세하며 영입 경쟁이 뜨거워졌다.
이처럼 피츠버그가 카브레라에게 관심이 있다는 건 강정호 협상에 있어 좋을 건 없다. 카브레라는 2007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올해 워싱턴 내셔널스로 옮기기까지 8시즌 통산 963경기 타율 2할6푼8리 973안타 87홈런 45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주 포지션은 유격수이지만 올해 워싱턴 이적 후 2루수를 맡았다. 피츠버그는 2루수 닐 워커, 유격수 조디 머서, 3루수 조시 해리슨으로 내야가 구성돼 있지만 대체 자원이 마땅치 않다아 내야 보강에 신경 쓰고 있다. 강정호에게 500만 달러를 입찰한 이유.
그런 상황에서 카브레라에게 관심을 나타내며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아직 피츠버그와 강정호의 협상은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지만 양 측의 조건 차이는 어느 정도 드러났다. 강정호 측은 4년 연봉 500만 달러, 3년 연봉 600만 달러를 기준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피츠버그 재정상 입찰액 포함 2000만 달러 수준 계약은 들어주기 힘들다. 그 돈이면 차라리 카브레라 영입에 투자하는 게 나을 수 있다. 비록 전성기보다 파워는 떨어졌지만 2루수와 유격수 모두 수비가 가능한 검증된 자원으로 기본적으로 두 자릿수 홈런과 도루를 기대할 수 있다.
피츠버그의 카브레라 관심은 강정호와 협상에서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압박용 카드일 수 있다. 2년 전 류현진이 LA 다저스와 협상할 때도 그랬다. 또한 카브레라의 에이전트가 바로 강정호 협상을 맡고 있는 앨런 네로인 만큼 카브레라의 피츠버그보다는 다른 팀과 계약을 추진할 가능성이 더 높다. 강정호와 피츠버그의 협상 마감일은 내달 20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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