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연봉협상, 찬바람 불 수밖에 없는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2.31 06: 18

3년 연속 최하위. 더 이상 당근책은 없다. 
한화의 연봉 협상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한화는 해가 지나도록 아직 연봉 협상의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모든 선수들과 계약을 완료한 뒤 일괄 발표할 예정이지만, 아직 1군 주력 선수 10명과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스프링캠프 시작 전후까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1군에서 실적이 많지 않은 저연차 저연봉 선수들은 모두 계약했지만, 남은 1군 주력 선수들이 쉽게 도장을 찍지 않는 분위기다. 1군에서 성적을 내며 상승 요인이 있는 선수들도 기대보다 낮은 액수에 고심하고 있다. 구단은 3년 연속 최하위 팀 성적을 고려할 때 대폭적인 상승은 어렵다는 자세. 

그도 그럴 게 한화는 최근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지난 2년은 사기 진작 차원에서 삭감 폭을 최대한 줄였다. 2013년은 전년 대비 팀 연봉을 8.6% 깎는 선에서 끝냈고, 2014년은 고액 FA 선수들의 가세로 34.1% 증가한 가운데 기존의 연봉 재계약 대상자 48명 중에서 삭감은 단 2명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삭감 제시를 받은 선수가 크게 늘었고, 인상자들도 기대보다는 인상률이 낮다. 외부 FA 선수 영입에는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지만, FA 계약과 연봉 협상은 별개라는 것이 구단의 방침이다. 지난 2년 동안 당근책이 좋은 팀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았기에 같은 방법을 고수하기 어렵다. 
한화 관계자는 "구단에서는 지난 2년간 연봉 협상에서 선수들에게 많이 신경써줬다. 팀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삭감보다 동결이나 인상을 했다. 그러나 성적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더 이상 연봉 인상만 해주기는 어렵다. 최하위라는 팀 성적에 모두가 통감해야 한다"고 했다. 
선수들도 이 같은 분위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한 선수는 "팀이 몇 년째 계속 최하위로 떨어져있는 만큼 구단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선수는 "팀을 위해 고생한 선수들은 좋은 대우를 해줬으면 한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선수라면 당연히 개인 성적에 보상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계속된 최하위 성적에 구단도 베풀 수만은 없다. 모관계자는 "선수들이 요구만 할 게 아니라 책임 의식도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프로는 성적으로 말하는 곳, 선수들도 그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3년 연속 최하위'라는 성적 앞에서 연봉 협상에 찬바람 몰아치는 건 당연하다. 선수들이 연봉에서 자존심을 찾기 전 팀의 자존심부터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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