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예대상', 수상자 뒷전된 주객전도 시상식[OH!쎈 입방아]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12.31 07: 31

시상식의 주인공은 수상자들이다. 시청자들은 그들의 벅찬 감동과 눈물을 함께 나눈다. 하지만 지난 30일 방송된 '2014 SBS 연예대상'은 주객이 전도됐다.
이날 '2014 SBS 연예대상'은 다소 매끄럽지 않은 진행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21일 열린 '2014 SBS 가요대전' 역시 잦은 방송사고로 빈축을 샀던 터. 이번에는 수상자에 대한 배려는커녕 시간 압박에 허겁지겁 소감을 끝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첫 수상자인 잭슨부터 시작해 이동엽 김창완 등은 점점 크기가 높아지는 배경음악에 쫓겨 수상 소감을 제대로 말할 수 없었다. 이를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
결국 MC들과 시상자, 수상자들은 "빨리 빨리"란 말을 반복했다. MC 이경규와 성유리, 배성재 아나운서는 "생방송 시간이 정해져 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시상자 이성미는 "이동엽이 시상 소감을 발표하느라 시간을 다 잡아먹었다"며 투덜거리기도 했다. 소감 발표 후 진행 과정에서 음향과 화면이 맞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비교적 여유로워진 2부에 들어서도 수상자들은 "빨리 말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때문인지 시상식의 주요 행사인 시상과 소감 보다 축하 무대와 준비 영상에 방점이 찍혀있는 듯했다. 게다가 일부 무대는 '연예대상'임에도 불구하고 품위를 갖춰야 하는 시상식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삼대천왕' 팀은 성유리를 두고 "예쁜 얼굴 착한 몸매, 34-24-34, 그리고 나이도 34"라고 말했는데, 일부 시청자들은 여성을 몸매와 나이로 평가하는 멘트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냈다.
SBS는 올해 연말 시상식을 통합해 SAF(SBS 어워드 페스티벌)란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코엑스에서 진행된 시상식은 예전보다 넓은 무대와 행사장을 자랑했다. 하지만 '가요대전'부터 이어진 부실한 음향과 원활하지 않은 진행은 치명적이었다. 생방송의 고충에도 불구하고 올해 유독 SBS 시상식의 아쉬움이 돋보인다는 지적이다. SAF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선 본 행사인 시상식의 완성도부터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이날 영예의 대상은 이경규에게 돌아갔다. 이경규는 "내년에는 딸 예림이와 대상에 또 도전하겠다"며 재치있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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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SBS 연예대상'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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