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미지의 외인거포, 윤곽 드러난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2.31 06: 22

2명의 외국인 투수와 재계약한 두산 베어스가 남은 한 자리도 마무리하려 한다.
유네스키 마야에 이어 더스틴 니퍼트까지 팀에 잔류시키며 강한 선발진을 위한 조각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은 두산은 이제 외국인 타자 영입만 남겨두고 있다. 야수진에는 빈틈이 크게 없지만 약간 아쉬운 장타력을 보충해줄 거포 하나만 데려올 수 있다면 전력에 큰 보탬이 된다.
두산은 12월 초에 니퍼트 재계약과 동시에 외국인 타자까지 알아보기 위해 담당자를 미국에 파견했다. 두산 관계자에 의하면 외국인 타자 후보는 이제 조금 더 줄었다. 2~3명을 두고 검토에 들어갔는데, 스프링캠프 출발 이전에 영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통상적으로 외국인 선수 영입은 프런트와 현장의 협조를 통해 이뤄진다. 외국인 선수 후보가 추려지면 프런트에서는 영상을 코칭스태프에 제공하고, 코칭스태프가 선호하는 선수를 우선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두산 역시 이러한 절차에 의해 외국인 선수들을 하나씩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명성이나 영상자료 등이 절대적인 평가 잣대는 될 수 없다.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모습도 중요하지만, 인성 역시 한국 적응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기 때문이다. 김태형 감독은 “영상만 가지고 선수의 성격까지 알 수는 없다. 이 선수다 싶으면 뽑고 적응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연구해야 할 것 같다”는 말로 고충을 설명했다.
선수 시절 주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김 감독은 카리스마 있는 성격을 바탕으로 통제하기 까다로웠던 외국인 선수 타이론 우즈를 다스리는 등 외국인 선수 길들이기에 일가견이 있다. 지도자 경험을 통해서도 외국인 선수에 대한 지론을 확실히 갖고 있었다.
김 감독은 “좋은 외국인 선수는 하늘이 주는 것 같다. 외국인 선수는 무엇보다 적응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이미 유명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선수들도 정작 한국에 와서는 실패한 사례들이 많았고, 야마이코 나바로(삼성)처럼 이름값보다 좋은 활약을 펼친 케이스도 넘친다.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이름값에 현혹되지 않는 것은 SK 배터리코치로 있던 당시 루크 스캇을 경험해본 덕도 있다. 김 감독은 “스캇은 풀타임으로 시즌을 소화했다면 제 몫을 했을 선수다”라면서도 “하지만 부상이 많았고 자존심이 강해 팀과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라고 평했다. 기량이 비슷하다면 메이저리그 경력보다는 한국에 적응하고 팀에 녹아들 수 있는 원만한 성격을 지닌 선수를 우선하겠다는 방침을 알 수 있었다.
김 감독에 의하면 새 외국인 선수의 제 1조건은 정교한 타격 능력보다 장타력이다. 두산 관계자 역시 “2~3명의 후보들은 거포형이다”라고 덧붙였다.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가 아쉬워 용두사미로 끝났던 호르헤 칸투를 뒤로한 두산이 어떤 방망이를 타선에 수혈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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