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키맨 인터뷰] 미완의 첫 10승? 문성현, "전반기 징크스는 그만"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01.01 10: 56

넥센 히어로즈는 리그에서 대표적인 타선의 팀이다. 넥센의 타자들은 2014시즌 더이상 잘할 수 없을 만큼 잘 때렸다.
내년에는 거포 유격수 강정호(28)가 빠질 가능성이 크지만 그 뒤를 받쳐줄 거포 유망주들이 차곡차곡 자라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틈이 많이 메워질 수 있다. 넥센의 운명을 더 좌우할 것은 다 잘치는 타선보다는 더디게나마 성장하고 있는 마운드다. 그중에서도 문성현(24)의 2015년 활약은 팀의 성적을 푸는 '열쇠'가 될 확률이 높다.
문성현은 올 시즌 9승4패 평균자책점 5.91을 기록하며 팀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승을 올렸다. 그는 5월까지 8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9.19를 기록하며 6월 2군행을 지시받기도 했으나 7월부터 다시 팀에 합류했고 후반기 9경기에서는 5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60으로 호투, 전혀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시즌 마지막 경기 옆구리 부상만 아니었다면 10승도 가능해보였다.

2009년 이현승(현재 두산) 이후 사라진 팀의 토종 10승 투수. 그 앞에 멈춰선 문성현은 지난 30일 "올해는 9승도 제 힘으로 한 것 같지 않다. 운도 많이 따랐고 야수들이 많이 도와줬다. 이닝도 길게 소화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많이 아쉽다. 그래도 10승에 근접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저도 모르게 9승이 됐다"고 말했다.
문성현의 평균자책점이 치솟은 것은 2경기의 영향이 크다. 그는 4월 25일 삼성전에서 5⅔이닝 11실점, 5월 7일 NC전에서 2이닝 12실점을 기록하며 강판됐다. 그는 "원래 승보다 평균자책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올해도 막판에 열심히 끌어내렸는데 그래도 회복이 안됐다"고 아쉬워했다.
두 경기는 그에게 많은 깨달음을 안겼다. 문성현은 야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로 그 두 경기를 꼽았다. 문성현은 "항상 전반기에 안 좋고 후반기에 좋다보니 올해도 그런 걸 좀 떨쳐내려고 욕심을 부린 것 같다. 너무 욕심이 컸다. 이제는 징크스 같은 걸 생각하지 않고 마음을 비우자고 주문을 외우고 있다. 내년에는 처음부터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또 하나 성장의 계기를 만들어준 것은 바로 첫 한국시리즈. 그는 시즌 막판 옆구리 근육 손상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으나 한국시리즈에서 엔트리에 합류해 3경기 4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확실히 한국시리즈는 긴장감이 달랐다. 무실점이었지만 승계주자 실점이 아쉽다. 앞으로 더 잘해서 그런 큰 마운드에 많이 오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목동 마운드에 먼저 더 많이 올라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내년 시즌 문성현의 각오는 그래서 풀 타임이다. 그는 "올해 소화 이닝이 너무 적었다. 이제 팀에 더 도움이 되는 투수가 돼야 하기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고 싶다. 억대 연봉이라 좋기도 하지만 책임감도 느낀다. 내년은 올해보다 모든 면에서 더 나은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011년 문성현을 처음 만났을 당시 그는 고등학생 티를 벗지 않은 얼굴로 무서울 것 없이 던지고 있었다. 현재 문성현은 그때보다 훨씬 대답에 신중해졌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아졌다. 한층 성숙해진 그는 "내년이면 벌써 6년차고 저의 띠인 양띠 해다. 긍정적인 기운이 제 목표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냈으면 좋겠다"며 내년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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