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연기대상’ 이유리, 대기만성형 배우의 표본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4.12.31 07: 09

배우 이유리가 30일 열린 2014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오롯이 시청자 투표로 선정된 연기대상에서 이유리는 총 71만 2300표 가운데, 38만 5434표를 획득하며 대상을 수상했다. 스타로 주목받기까지 묵묵히 버티고 꾸준히 달려온 이유리는 데뷔 15년만에야 비로소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주인공이 됐다.
이유리는 트로피를 받자 감정에 북받친 듯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유리는 “모든 배우들이 캐스팅이 돼야 연기를 할 수 있다”고 겨우 운을 떼며, 자신에게 연민정이란 캐릭터를 맡겨준 ‘왔다 장보리’ 백호빈 PD와 김순옥 작가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유리는 “대상에 이름이 거론된 것으로 그친 게 아니라 진짜 대상을 탔다”면서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과 소속사 식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 스태프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언급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왔다 장보리’가 큰 사랑을 받은 데는 자신이 잘해서가 아니라 좋은 글과 연출, 배우들이 하모니를 이뤘기에 가능했다는 의미였다.

이유리는 “오연서 씨가 함께하지 않았으면 연민정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을 거다. 여기 함께하지 못한 문지상씨, 황영희 언니와 우희진 언니에게도 정말 감사하다”며 자리에 없는 배우들까지 챙겼다.
또 이유리는 “배우라면 캐스팅에 고민이 많다. 그러나 악역 연기를 훌륭하게 펼치신 금보라 김혜옥 선배들 덕분에 악역도 사랑받는 자리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하며 주인공의 그림자인 조연, 악역을 연기함에도 대중의 사랑받을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어준 선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유리는 “이제 정말 좋은 캐릭터로 만나 뵙고 싶다. 연민정은 아쉽지만 진짜 놓아야 될 때가 온 것 같다. 한 해 동안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조연이었는데도 이렇게 큰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눈물 가득한 소감을 마무리했다.
2001년 드라마 ‘학교 4’를 통해 데뷔해 스타로 주목받기까지 걸린 시간이 무려 15년. 드디어 내로라하는 스타들을 제치고 대상을 받는 톱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에 출연하기 전까지만 해도 100번 이상의 오디션을 보며 울고 웃었다. 하지만 공백기 없이 차근차근 배우의 길을 걸어온 결과, 이유리는 희대의 악녀 연민정을 2014년 최고의 캐릭터로 탄생시키며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이유리는 결코 교만하지 않았다. 오랜 시간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본 적 없어 그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다, 인기란 언제 사그라질지 모르는 거품과도 같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연기를 포기하고 싶었을 숱한 외로운 순간에도, 우직하게 버티며 이 자리에 선 이유리. 그녀의 비상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MBC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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