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입단협상을 남겨 놓고 있는 강정호에 대해 mlbtraderumors.com이 31일(이하 한국시간) 자세히 언급했다.
이 매체는 메이저리그의 선수이동에 관한 속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자체 필진이 선수의 가치나 계약, 트레이드 등에 대해 신뢰할 만한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물론 이날 게재된 강정호에 대한 기사 중에 특별히 새로운 사실은 없다. 다만 나름 객관적인 시각으로 장단점과 향후 전망에 대해 기술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다음은 기사 요약이다.
강정호는 극단적으로 타자 친화적인 KBO에서 엄청난 성적을 냈다는 점과 KBO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타자가 없었다는 점에서 특이한 케이스다.

▲장점
넥센 히어로스의 유격수로 뛰면서 지난 시즌 .356/.459/.739라는 말도 안 되는 기록을 냈다. 자신의 이 전 시즌보다 더 좋은 것이기는 하지만 이제 27세로 한국에 남아 있는다면 내년 시즌에도 아주 좋은 기록을 보여줄 것이다.
강정호는 홈런 2위, 2루타 3위, 볼 넷 8위로 지난 시즌을 마쳤다. 극단적으로 타격이 강한 리그이기는 하지만 강정호의 OPS 1.198은 팀 동료이자 리그 2위인 박병호의 OPS 1.119보다 훨씬 좋은 성적이다.
메이저리그의 한 국제담당 스카우트는 지난 가을 강정호가 평균이상의 타고난 힘(RAW POWER)를 갖고 있다고 평했다. 이 스카우트는 강정호가 타고난 자질을 갖고 있는 영리한 선수라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스포팅 인테그레이션의 라이언 사도스키는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매 시즌 20홈런을 날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 하기도 했다.
강정호가 유격수나 2루수로 뛸 수 있을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한국에서 유격수로 뛴 사실은 그가 최소한 유격수나 2루수로서 가치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만약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유격수나 2루수로 뛸 수 있게 된다면 한국에서 보였던 것과 같은 타격을 보이지 못한다 해도 실제로 유용한 선수가 될 수 있다.
▲단점
왜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이 500만 달러를 넘지 못했는가? 첫 번째로 강정호의 타격 성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KBO 팀들의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득점은 5.62이다. 넥센은 6.57이었다. 아메리칸리그는 4.18, 내셔널리그는 3.95다.
KBO에는 에릭 테임즈, 펠릭스 피에, 호르헤 칸투와 같이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있다. 이들은 KBO에서 스타로 불려도 좋을 만한 성적을 냈다. 이것은 FOX 스포츠의 C.J.니코스키가 지적했듯이 KBO가 메이저리그나 일본리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마이너리그 트리플A 수준에도 미치지 못함을 시사하기도 한다.
강정호의 파워가 빅리그 수준에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PNC 파크는 우타자가 홈런 만들기 너무 힘들다.
사도스키는 강정호가 전체적인 면에서 메이저리그 레귤러로 뛸 수 있는 선수이지만 메이저리그의 7번 타자들과 비교해도 ‘잘못 고른 타자’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앞에 언급한 스카우트는 강정호의 타고난 힘이 아마도 메이저리그 경기에서는 잘 발휘되지 못할 것이라면서 강정호는 추가적인 능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이 스카우트는 2013시즌에 앞서 오클랜드 어슬래틱스와 2년 계약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뛰지 못했던 나카지마 히로유키와 비교하기도 했다. 강정호가 나은 선수이기는 하지만 결국 두 선수가 비슷하다는 평가다.
강정호가 유격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송구와 포구는 좋지만 느리고 상대적으로 큰 체구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3루가 좀 더 어울릴 것 같다. 한국의 잔디구장과 다른 곳에서 플레이 하는 만큼 이에 대한 적응도 필요하다고 사도스키는 지적하기도 했다.
▲CONTEXT
메이저리그와 심지어 일본리그와도 아주 다른 KBO에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타자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가치를 평가하기 극단적으로 힘든 선수다. 류현진이 KBO 출신 첫 투수였고 강정호가 피츠버그와 계약하면 첫 번째 포지션플레이어가 된다.
추신수 같은 한국출신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있지만 그들은 모두 KBO를 거치지 않았다. 류현진은 KBO에서 뛰었지만 완전히 다른 포지션에서 KBO를 지배한 특별한 선수였다. 이 때문에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것 처럼 강정호 역시 비슷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둘의 포스팅 금액 차이가 바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강정호의 재능을 류현진 만큼이라고 믿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강정호는 압도적인 공격 기록을 갖고 있고 내야수로 가치가 있으며 상대적으로 젊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선수다. KBO에서 보여준 강정호의 숫자들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이유가 있지만 그가 지난 시즌 KBO에서 최고의 선수였다는 점 또한 엄연한 사실이다. 만약 유격수나 2루로 뛸 수 있다면 혹은 3루에서 좋은 수비능력을 보일 수 있다면 공격에서도 충분한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계약 전망
강정호는 최대 4년, 매년 500만 달러에서 600만 달러의 금액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츠버그는 1월 하순까지 강정호와 협상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만약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포스팅 금액은 돌려받을 수 있다.
▲역할 예상
피츠버그는 이미 1루수 페드로 알바레스/코리 하트, 2루수 닉 워커, 유격수 조디 머서, 3루수 조시 해리슨 등으로 진용을 갖추고 있다. 그래도 강정호가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면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FANGRAPHS의 제프 설리반이 주목했듯이 강정호는 확실하게 피츠버그 타선에 두터움을 줄 수 있다.
알바레스와 하트는 지난 시즌 부진했고 FA까지 2년 남겨 놓은 워커는 부상에 시달린 전력이 있다. 머서는 전성기라고 할 27세 시즌에 f WAR 2.0이었다. 하지만 스타였던 적은 결코 없었다. 해리슨이 빼어난 활약을 보였던 2014시즌에 이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시기이기는 하지만 만약 강정호가 3루수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유틸리티 플레이어 해리슨을 다른 자리로 옮길 수도 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와 사인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강정호를 어떻게 기용할지 밝히지 않았지만 사인한다는 전제에서 구단은 강정호를 트리플A에서 시작하도록 할 수 있다. 또는 빅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더라도 내야 빈자리를 돌아가면서 메우도록 할 것 같다.
피츠버그가 아시아 출신 유명 선수들에 대한 입찰에서 승자가 아니었다는 점 뿐 아니라 팀에서 강정호의 역할이 분명하게 떠오르지 않는 점에서 이번 입찰은 놀라운 것이었다. 하지만 강정호의 능력이 검증되면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자리를 확실하게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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