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띠 스타' 박한이의 두 가지 목표는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12.31 13: 07

타율 3할3푼1리(472타수 156안타) 9홈런 80타점 83득점 7도루.
박한이(35, 삼성 외야수)의 올 시즌 성적표다. 그는 '꾸준함의 대명사'답게 한결같은 모습으로 삼성의 통합 4연패 달성에 이바지했다. 30일 대구 수성구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만난 박한이는 올 시즌을 되돌아 보며 "개인 성적은 만족스럽다. 내가 생각했던대로 다 맞아 떨어졌다"면서도 "골든 글러브를 받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박한이는 장원삼(삼성), 손시헌, 이종욱(이상 NC)과 더불어 'FA 모범 사례'로 꼽힌다. 그는 "팬분들과 주변에서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기쁘다. 시즌 초반에 부진했을때 그런 이야기가 안 나왔는데 시즌을 잘 마치고 'FA 모범 사례'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기쁘다. 자신감과 실력이 한 단계 향상된 느낌이랄까. 참 기분좋은 표현"이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올 시즌 FA 시장 규모는 더욱 커졌다. 최정(SK), 장원준(두산), 윤성환(삼성) 등 80억 원 시대가 열렸다. 4년간 총액 28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박한이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들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그런 부분에 대해 신경쓰고 싶지 않다. 후배들이 잘 해서 좋은 대우를 받으면 기분 좋은 일이다. 비교 자체가 무리"라고 잘라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3일 스피드업 강화 규정을 발표했다. 올 시즌 경기 평균 소요시간이 역대 최장인 3시간 27분을 기록함에 따라 경기 지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스피드업에 관한 규정을 강화해 내년부터 적용키로 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이닝 중 투수 교체시간을 2분45초에서 2분30초로 단축하고 타자 등장시 BGM은 10초 이내로 하되 타자는 BGM이 끝나기 전에 타석에 들어와야 한다. 위반시 투수에게 투구를 지시한 후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
그리고 타자의 불필요한 타임을 불허하고 타자는 타석에 들어선 순간부터 최소 한발은 타석 안에 둬야 한다. 위반 시 투수에게 투구를 지시한 후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 또한 타자는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을 얻으면 뛰어서 1루로 출루하고 보호대는 1루에 출루한 후 주루 코치에게 전달한다. 감독 어필시 수석 코치 동행을 금지하고 위반시 해당 코치를 퇴장시킨다.
타격 준비동작이 길기로 유명한 박한이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듯. 그는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규정을 지켜야 한다. 전훈 캠프 때 어느 부분을 고쳐야 할 지 한 번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준비 동작을 줄이는 데 4~5년 걸렸는데 내년에 바로 고쳐야 하니 생각이 좀 많아진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박한이는 골든 글러브 수상 실패의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후보 명단에 포함됐으나 44표를 얻는 데 그쳤다.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다. 마음 한 켠에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러면서도 "올 시즌 타고투저로 잘 치는 타자들이 많았다.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개인 성적에 위안을 삼고 있다"고 말했다.
잘 알려진대로 박한이는 배드민턴 마니아다. 비시즌마다 야구 배트 대신 배트민턴 라켓을 잡는다. 그는 "배드민턴 만큼 순발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운동은 없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박한이는 집 근처 스포츠센터에서 하루에 3~4시간씩 배드민턴을 친다. 이젠 실력도 꽤 늘었다. 그는 "순발력은 확실히 좋아진다. 그리고 선구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배드민턴 예찬론을 펼쳤다.
박한이는 겨우내 체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14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달성할 만큼 타격 기술은 부족함이 없다. 체력만 뒷받침된다면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었다. 그는 "체력 보강이 가장 중요하다. 다른 건 필요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박한이는 마흔 살 넘어서도 현역 선수로 뛰길 원한다. '이젠 야구를 놓아야 했다'는 생각이 들기 전까지 죽을 힘을 다해 뛸 각오다. '양띠 스타' 박한이에게 내년 목표를 묻자 "첫 번째 목표는 통합 5연패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골든 글러브를 타고 싶다. 이젠 탈때도 됐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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