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내야수 손주인(31)의 역할이 컸다. 2012년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서 LG로 이적한 손주인은 2013시즌 주전 2루수로 도약, LG 내야진을 안정시키고 하위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2014시즌에는 구멍 난 3루를 맡았고, 타격은 진화했다. 손주인이 LG에 오면서 LG는 지키는 야구를 펼치고, 타선 전체가 고르게 점수를 뽑을 수 있게 됐다.
이제는 4강팀의 주전 내야수. 하지만 손주인은 안주하지 않는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잠실구장에서 매일 개인훈련에 매진 중이다.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인 2루수로 돌아가게 됐지만, 여전히 자신은 경쟁하는 위치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 30일 잠실에서 손주인을 만나 대반전에 성공한 지난 2년을 돌아보고, 다가오는 2015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손주인은 2루수 복귀에 반색했다. 팀 사정상 2014시즌의 절반을 3루수로 뛰었지만, 역시 자신은 2루가 편하다면서 웃었다. LG는 2015시즌 주전 3루수로 메이저리그 베테랑 잭 한나한(34)을 낙점, 정성훈(1루수)-손주인(2루수)-한나한(3루수)-오지환(유격수)의 내야진을 가동할 계획이다.

“2루는 예전부터 가장 많이 해왔던 포지션이다. 그만큼 애착도 있고 상대적으로 가장 편하다. 사실 올해 3루를 하면서 부담을 많이 느꼈다. 캠프서도 3루 연습은 하지 않았는데 갑작스럽게 3루를 맡게 됐다. 예전에 잠깐씩 3루를 봤던 경험만으로 3루 수비를 봤다. 2루로 돌아가게 되서 다행이다. 2루가 훨씬 좋다.”
그러면서 손주인은 공수 모두에서 보다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풀타임 3년차를 앞두고 있는 만큼, 자신과 팀 모두 부족한 부분을 보강해야한다고 했다. 2013시즌에는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고, 2014시즌 또한 눈앞에서 3할 타율을 놓친 부분을 아쉬워했다.
“2013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선수가 됐다. 매일 경기에 나가는 게 확실히 다르긴 하더라. 몸이 힘들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하게 집중도 안 되고 공격과 수비 모두 이따금씩 마음대로 안 되곤 했다. 코치님들께선 그게 체력이 떨어졌다는 표시라고 하셨다. 다행히 2014시즌에는 체력적인 부분은 괜찮았던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 10경기에서 부진해 3할 타율을 놓친 것도 결국 경험부족인 것 같다. 3할을 유지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보니 타석에서 더 안 됐다. 후반에는 대타로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불안함을 느끼고 조급해지기도 했다.”
그래서 손주인은 만족할 수 없다. LG 또한 2년 연속 가을잔치 티켓을 따냈지만,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다. 세 번째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LG의 우승을 위해 안주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주전으로 뛰었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팀 역시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나 내년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선수와 팀 모두 잘 하다가고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 무엇보다 나는 여전히 경쟁해야하는 입장이다. 내년에도 주전으로 뛰고 팀이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만족할 수도 방심할 수도 없다.”
마지막으로 손주인은 유니폼을 갈아입었던 2년 전을 회상했다. 현재윤의 은퇴로 인해 함께 삼성에서 LG로 이적한 셋 중 자신만 남아있다는 것에 묘한 감정을 드러냈다. 자신은 LG에서 반등했지만, 함께 온 동료들은 LG 유니폼을 벗게 됐기에 씁쓸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솔직히 2년 전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충격이 컸었다. 10년 동안 삼성에 정도 많이 들었는데 트레이드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LG에 오면서 큰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야구에도 더 집중하고 있고 추억도 많다. 삼성에 있을 때는 그냥 좋은 백업선수로 뛰다가 은퇴하고, 야구가 아닌 다른 길을 걷는 것도 생각했었다. 31세에 전환점을 맞이했는데 다행히 기회를 잘 살린 것 같다. 하지만 함께 LG에 온 (김)효남이도 떠나고, (현)재윤이 형도 은퇴를 하면서 나만 LG에 남아있다. 2년 전에 셋이서 LG에 오면서 잘 해보자고 다짐했던 게 기억난다. 재윤이형과는 어제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솔직히 은퇴 결심은 이해하기 힘든데 재윤이형이 잘 판단하고 선택한 거니까 앞으로 재윤이형에게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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