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가요계, 슬픔과 추억만 남았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12.31 07: 29

[OSEN=해리슨의 엔터뷰]아듀! 슬픔 또는 추억으로 아련했던 2014년 가요계
정말 다사다난했다는 단어로도 설명이 부족했던 2014년, 가요계 역시 파란만장한 한 해로 분명 기억될 것이다. 각종 사건사고와 인기 그룹 멤버들의 이탈 및 스캔들 소식 등이 속속들이 언론매체를 통해 전해졌고, 무엇보다 예기치 못한 가수들의 급작스런 사망 소식 많은 이들의 가슴에 큰 슬픔과 아픔으로 남게 되었다.
이런 이유 때문이지 음악으로 위로 받고 싶었던 많은 음악 팬들은 8~90년대 활동했던 가수들이 발표한 새로운 노래와 앨범에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현상이 일어났고, 한 인기 TV 예능프로그램에서는 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 모았던 가수들을 대거 모아 그들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추억 속 음악여행의 장’을 만들기도 했다.

- 이제는 노래로만 만날 수 있는 2014년 삶을 마감한 가요계 별들 -
2014년 가요계가 떠나 보내야만 했던 큰 별 신해철을 추모하는 "넥스트 Utd. 콘서트-‘민물장어의 꿈"이 27일(토)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렸다. 공연장에 모인 5천여 명의 관객과 공연에 참여한 뮤지션들, 그리고 공연을 함께 관람한 故 신해철의 유가족까지 모두가 하나가 되어 그들이 사랑해 온 ‘마왕 신해철’을 열정과 사랑으로 외치고 노래했다.
2달 전인 10월 27일, 불과 46년이란 짧은 삶을 영위한 그의 안타까운 사망소식은 여전히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많은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을 배가시키고 있다.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사인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밝혀지길 바라는 가운데, 신해철이 남긴 노래와 앨범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음미하는 것이 하늘에 있을 그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2014년 가수들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은 계속 이어졌다. 90년대 가수 유채영과 박성신도 40대 초중반 불혹의 나이에 생을 마감하는 큰 슬픔을 남겼다. 90년대 중반 혼성그룹 쿨의 멤버로 데뷔해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동했던 유채영은 위암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가족과 팬들을 영원히 떠나야 했고, 90년 ‘한번만 더’로 높은 인기를 누렸던 박성신 역시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하게 되었다.
9월 3일에는 지방공연을 다녀오던 길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레이디스코드의 두 멤버 리세와 은비가 20대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해야만 했던 충격과 슬픔을 주었다. 더욱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차세대 걸 그룹으로 인정받았던 레이디스 코드였기에 팬들 및 가족의 아픔은 더 했고, 레이디스 코드가 남긴 노래 ‘I’m Fine Thank You’는 고인이 된 리세와 은비를 기억하는 곡이 되었다.
12월 2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한 때 가수로 활동했던 죠앤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날아들었다. 목격자가 없는 상황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죠앤의 비보는 2012년 다시 가수로 재기하기 위해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주었다. 2001년 가요계에 데뷔해서 활동하고 13년이 지난 뒤 죠앤의 나이는 불과 26세이었기 때문이다.
 
- 90년대 음악과 가수를 추억하며, 위로 받고 싶었던 2014년의 사람들 –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올해 가요계에 80년대와 90년대 데뷔했던 가수들이 신곡과 음반, 공연 그리고 음악 경연 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중음악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고, 2014년 가요계 결산 이전 칼럼에서도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최고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기획되어 방송전파를 타고 있는 ‘토요일 토요일은가수다’는 ‘Back To The 90;s’의 정점을 프로그램으로 큰 화제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건모, 엄정화, 쿨, 터보, 지누션, 소찬휘, 김현정, S.E.S., 이정현 등 댄스가수와 조성모는 물론 90년대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던 MC겸 연기자 이본까지 가세해 ‘가요계의 황금시대’로 불리는 90년대 인기 가요 프로그램을 2014년으로 옮겨와 폭발적인 반응을 얻게 된 것이다.
한국 가요계의 주요 장르로 자리 잡게 된 90년대 댄스 곡들을 중심으로 당시 유행했던 춤과 의상,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까지 그대로 옮겨와, 그 당시 무대를 주름잡았던 가수와 노래에 열광했던 관객과 시청자들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전해주었다. 한편 90년대 음악을 잘 모르는 10대와 20대 초반 연령층에게는 “무한도전”에서 ‘90년대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기폭제 역할이 되지 않을까 싶다.
9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지만 아기 엄마, 클럽 가수, TV에서 자주 접할 수 없게 된 여러 출연자들을 보면서 언제나 무대와 팬들을 그리워했던 그들의 모습을 통해 언젠가는 나도 그들처럼 옛 시절을 그리고 하고 추억을 더듬게 될 것이란 ‘아련한 기억’을 같이 공감 했을지도 모른다. 또한 유난히 무겁고 고단하고 암울했던 2014년, 잠시 나마 무언가에 기댈 수 있고 위로 받고 싶은 것이 필요했을 때 바로 ‘90년대 음악 그리고 가수들’이 있어 주었다.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신해철 앨범 및 M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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