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최고의 영화? '님아' 아닌가요 [연예산책]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12.31 08: 13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색깔이나 표절, 연기력 등 어떤 논란도 없었다. 대대적인 영화 마케팅? 포스터 몇 장 붙이고 시작했다. 수 억원 출연료를 받는 흥행 보증수표 톱스타 출연은 커녕 달랑 90대 노부부만 등장한다. 그래도 이 영화, 2014년 하반기 박스오피스를 강타하며 다양성영화 역대 최다관객 등 각종 기록을 다시 썼다. 올해 최고의 스크린 화제작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아닐까.
 진모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수작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이하 '님아')'가 연말연시 극장가를 노리는 대작들 경쟁 속에서 37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님아'는 지난 30일 하루 동안 9만 3,016명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373만 2,445명으로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님아'는 다양성 영화 역대 1위는 물론, 모든 영화 관계자들이 '마의 벽'으로 불렀던 400만 고지 점령에 한 걸음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31일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의 펭귄'과 리암 니슨의 액션 흥행 시리즈 '테이큰3'가 개봉, 400만 돌파까지 조금은 힘든 발걸음을 할 것으로 보인다.

89세 할머니와 98세 할아버지가 다가오는 이별을 준비하는 모습을 실제 과정 그대로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사실이라 더 아름답고 감동적이며 그래서 이별은 더 아프고 쓰리다. 억지로 짜내는 슬픔이 아니고 기쁨과 감동에 겨워 저절로 눈물이 줄줄 흐른다.
'님아'는 철저히 관객 입소문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다. 지난 20, 21일 좌석 점유율이 60%에 육박할 정도로 놀라운 흥행파워를 보여줬다. 빈약한 스크린 규모를 막을 올린 이후로 계속 역주행 흥행을 이어갔다. 개봉 이후 갈수록 관객수가 많아지는 역주행 흥행이야말로, 입소문의 강도를 알려주는 정확한 지표로 손꼽힌다.
역주행 기간도 상상 이상으로 길었다. 특히, 개봉 3주차와 4주차의 스코어 역전은 기념비적이다. 개봉 3주차 주말(12~14일)까지 관객수 63만 7,303명을 기록한 것에 비해 개봉 4주차 지난 주말(19~21일)까지 스코어는 무려 76만 6,147명을 기록했다. 기간중에 블록버스터급 신작들이 봇물 터지듯 개봉했음에도 '님아' 기세는 이를 뚫고 나간 것이다.
'님아'의 한 관계자는 "('님아'의 역주행 흥행은) 다른 독립 예술영화들을 위해 아트하우스 상영관 편성을 축소하는 대신, 일반 상영관 중심으로 상영관을 편성한 것은 물론, 블록버스터 화제작들이 대거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열기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OSEN에 전한 바 있다.
다른 무엇보다 2014년 '님아' 돌풍은 영화에 담긴 진심이야말로 가장 큰 흥행 무기라는 진실을 다시 한 번 만천하에 알린 사례로 기록될 게 분명하다.
[엔터테인먼트 국장]mcgwire@osen.co.kr
'님아'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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