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대상' 이경규, 병풍 아닌 넘버원 현역의 부활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12.31 10: 35

방송인 이경규가 2014년을 뜻깊게 마무리했다. 이경규는 지난 30일 열린 '2014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품에 안았다. 통산 8번째 대상이었지만, SBS와는 유난히 인연이 없었던 터라 의미가 깊었다. 이에 앞서 이경규는 2년 연속 남자최우수상에 머물렀다.
그는 지난해 수상소감에 '버럭'이란 자신의 캐릭터를 재치있게 녹여냈다. 그는 "영원토록 대상 후보로서 후배들의 영원한 병풍이 되겠다" "섭섭하기 짝이 없다"라고 말했다. 웃음을 안기는 한편 '병풍'이란 자조적인 표현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동시에 후배들에게 기회를 양보하겠다는 선배의 여유와 미덕이 묻어났다.
지난해 수상소감이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로 시작됐다면, 대상을 거머쥔 올해는 함께 대상 후보에 오른 후배들에 대한 사과로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작가들과 5년 동안 일했는데 이름을 잘 모른다. CP님들은 이름을 정확히 안다"며 재미를 더했다. 유재석, 강호동 등은 마치 자신의 일이라도 되는 듯 큰 박수로 축하했다.

 
사실상 그의 수상은 의외였다. 당초 유재석과 김병만의 대결 구도로 점쳐졌다. 하지만 SBS는 '힐링캠프'를 3년 동안, '붕어빵'을 5년 동안 묵묵히 이끌고 있는 이경규에게 대상을 줬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마땅한 결과였다. 전반적으로 주중 심야 예능프로그램이 부진이지만, '힐링캠프' 꾸준히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던 때가 있었다.
동료 MC들이 떠나고, 개인적인 아픔을 겪어도 그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또한 건재했다. 부단한 자기관리와 성실함 덕분이었다. 영화라는 '외도'와 약간의 부침은 있어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도, 바닥으로 내려 온 적도 없었다. 후배 방송인들이 그를 롤모델로 꼽는 이유였다. 이날도 후배들이 안긴 꽃다발에 그의 얼굴이 가려질 정도였다.
이경규는 1981년 제 1회 MBC 개그콘테스트로 데뷔했다. 무려 33년 동안 현역에서 왕성한 활동 중이다. 이날도 그는 시상식 MC를 맡았다. 타고난 순발력과 연륜으로 매끄러운 진행을 유도하는 것은 물론 시상자 태진아에게 "성의있게 방송을 하라"고 말해 웃음도 줬다. 내년 상반기에는 딸 예림이와 함께 장혁재PD의 새 예능프로그램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이경규는 아마 내년에도 유재석, 강호동, 김병만 등과 SBS에서 경합을 벌일 것이다. '병풍'이 아닌 쟁쟁하고 강력한 후보 중 한명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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