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적? SK 마운드 전망, 재활에 달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2.31 13: 36

엔트리에 등록할 수 있는 자원만 놓고 보면 분명 희망적이다. 그러나 전망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을 필요가 있다. SK 마운드가 그렇다. 재활 성과에 따라 최상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도, 올해보다 별반 낫지 않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김용희 감독을 비롯한 구단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SK는 김용희 감독이 부임한 뒤 새로운 바람을 만들고 있다. 시즌 막판의 좋은 기세를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로 이어가며 후유증을 최소화했다. FA시장에서도 전력누출을 막으며 구단 안팎으로 분위기가 좋은 상황이다. 내년 전망도 덩달아 따뜻한 바람이 분다. 특히 마운드가 그렇다. 한창 잘 나갈 때 강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했던 SK의 기운이 다시 느껴진다는 이들도 있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진출 대신 SK 잔류를 선택했다. 마운드의 구심점 이탈을 기정사실화했던 SK지만 뜻밖의 전력 플러스 요소가 생겼다. 올해 빼어난 활약을 했던 트래비스 밴와트도 재계약에 골인했고 불운에 시달렸던 윤희상도 복귀를 준비 중이다. 6선발도 가능할 만큼 자원이 풍부해졌다. 부상자로 유독 고전했던 불펜 또한 정우람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한결 사정이 나아졌다는 평가다. 여건욱 문광은 백인식 서진용 등 신예들의 활약도 기대할 만하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를 보면 SK의 가을야구 재진입은 실현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 선발로는 김광현-밴와트 원투펀치를 비롯, 윤희상, 새 외국인 선수 메릴 켈리까지가 확정이다. 채병룡 백인식 여건욱 문광은 고효준도 선발 자원이다. 여기서 탈락하는 선수는 롱릴리프로 뛸 수 있다. 불펜에는 정우람 박희수가 버티는 가운데 윤길현 박정배 진해수 전유수 서진용 등 중간도 나름대로 탄탄해졌다. 144경기 체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투수는 많을수록 좋다. SK가 딱 그 조건이다.
그러나 변수도 있다. 재활 선수들이 많다는 점이다. 선발진의 키 플레이어로 뽑히는 윤희상은 손가락이라는 민감한 부위를 다쳤다. 정상적인 컨디션이라면 선발진 진입이 확실시되지만 신중하게 상태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불펜의 핵심 선수들인 박희수와 박정배는 어깨를 다쳤다. 언제 합류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역시 어깨가 안 좋은 윤길현은 사정이 조금 낫지만 재활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정우람도 2년의 공백이 있다는 점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한다. 스스로의 말대로 실전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현장에서는 장밋빛 희망보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먼저 생각하고 있다. 김용희 감독은 “밖에서 봤을 때는 빠져 나간 전력이 없으니 좋아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마운드는 걱정스러운 대목도 있다”라면서 “윤희상이 그렇다. 경기에 들어가면 분명 다를 수 있다. 박희수도 마찬가지다. 정상적으로 재활을 하고 모든 준비가 되어야 쓸 수 있다”라고 말했다. 두 선수만 정상적으로 가세하지 못해도 SK 마운드의 계획은 모두가 틀어져 버린다.
김 감독도 마음을 비웠다. 분명한 원칙은 몸이 아픈 선수들을 무리하게 당겨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즌 중반 이후, 혹은 그 다음해를 바라보는 한이 있더라도 인내를 가지고 지켜본다는 심산이다. 그리고 몸이 괜찮은 선수들은 스프링캠프에 데려가 무한경쟁을 시켜볼 생각이다. 김 감독은 “마음먹은 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보수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스프링캠프에서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라면서 2015년을 바라봤다. 구단도 1월 15일 이후 재활선수들을 지원하기 위한 별도의 캠프 구상에 들어갔다. SK 마운드의 2015년 키워드는 ‘재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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