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예대상' 대상 이경규·축하 유재석, 모두 승자다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12.31 15: 18

[OSEN=박정선의 티키타카] 2014년 SBS 예능의 승자는 이경규였다. 그리고 이를 진심으로 축하해준 유재석 또한 진짜 승자였다.
이경규는 지난 30일 오후 서을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4 SBS 연예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앞서 KBS, MBC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SBS에서 트리플 크라운에 도전했던 유재석은 이경규의 이름이 불린 순간 아쉬움을 표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축하를 건넸다.
이경규의 수상은 공로의 의미였다.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글로벌 붕어빵'을 진행 중인 그는 오랫동안 SBS에서 활약했다.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만 해도 3년이 넘는 시간이다. 토크쇼의 약세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은 SBS 대표 토크쇼이기도 하다. '글로벌 붕어빵' 또한 고정 시청자층을 꾸준히 확보하며 조용하지만 강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히려 약간의 늦은 감은 있다. 분명한 것은, 이경규의 대상은 충분히 일리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는 내년 SBS에서 새로운 예능 런칭을 준비 중이다. SBS 스타 PD 중 하나인 장혁재 PD가 연출을 맡은 '아빠를 부탁해'에서 그는 딸 예림 양과 함께 출연, 부녀의 예능감을 선보일 예정이다. SBS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는 새 예능인만큼 이경규가 짊어진 짐은 무겁고, 대상에는 이를 위한 격려의 의미도 포함돼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이경규의 수상을 장담한 사람은 없었다. 그가 당연히 대상을 타기엔 유재석이라는 라이벌은 너무 강했다. 다른 방송국들을 모두 섭렵하고 트리플 크라운을 노리는 라이벌이라니, 절대 쉽지 않은 상대다. 그런 가운데 이경규는 유재석을 누르고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경규의 대상 수상의 순간은 이경규 뿐 아니라 유재석의 표정이 눈길을 끌었다. 내내 대상을 염원하며 너스레를 떨던 이경규는 정작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어안이 벙벙한 듯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어 비춰진 화면에는 객석에서 이를 듣게 된 유재석과 강호동의 모습이 등장했는데, 두 사람 모두 두 손을 높이 들고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특히 유재석이 보여준 당시 순간의 표정은 진심의 축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아쉬울 수도 있는 결과였다. 많은 이들이 크가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할 수 있는지 지켜봤다. 그로써는 기대가 되는 일이기도 했지만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했다. 예능적 재미를 위해 이경규와 유재석의 대결 구도가 시상식 내내 형성됐고, 유재석은 대상 수상에 대한 짓궂은 질문에 "어젯밤에 여러가지로 고민이 많았다. 솔직히 이야기를 드리면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하나 밤잠을 설쳤다"고 답했다. 그리고 "솔직하게 유구무언이다. 어떻게 이야기를 드려야할지. 그런 상황이다"라면서 말을 아꼈다.
이처럼 모두의 시선이 쏠린 상황에서 유재석은 아쉬움을 표하는 것이 아니라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유재석이 만면에 웃음을 띄우고 대상 이경규를 향해 환호할 때 그는 진정 이 시상식의 승자가 됐다. 결론적으로 이경규, 유재석 모두 웃을 수 있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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