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외국인선수 전성시대다. 2014년 한국무대를 밟은 외국인선수의 수는 총 34명으로 2001년 38명 이후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2001년은 외국인선수 교체 횟수에 제한이 없었던 해였던 것을 감안하면 2014년은 외국인선수 전성시대라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작년 프로야구는 팀당 외국인선수 보유제한이 2명에서 3명(NC는 신생팀 특혜로 4명)으로 늘어나면서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졌다. 중심타선에 힘있는 외국인타자가 한 명씩 들어가면서 타선 전체에 짜임새가 생겼고, 이는 극단적인 타고투저현상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기까지 한다.
내년에도 외국인선수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10구단 kt가 드디어 1군에 합류하게 되는데, NC가 2년 전 받았던 혜택과 마찬가지로 2년 동안 외국인선수를 4명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2014년 외국인선수의 힘을 제대로 느낀 기존 구단들까지 스카우트를 강화시켜 2015시즌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작년 외국인선수 활약여부에 따라 성적이 엇갈렸다. 삼성은 오승환 공백 속에서도 밴덴헐크와 나바로의 MVP급 활약에 힘입어 통합 4연패를 달성했다. 넥센에서는 밴헤켄이 7년 만에 20승 투수로 우뚝 섰고, NC는 찰리-에릭-웨버 선발진에 리그를 지배한 타자 테임즈까지 더해져 2년 만에 4강 진출을 이뤘다. LG는 앞선 3구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국인선수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리오단의 후반기 활약과 스나이더의 포스트시즌 활약은 인상깊었다.
반면 SK는 이름값으로는 최고였지만 역대 최악의 외국인선수 농사를 지었고, 롯데는 히메네스라는 골칫거리가 있었다. KIA 역시 어센시오 활용법 때문에 많은 혼란을 겪었고, 한화는 걸출한 외야수 피에를 얻었지만 투수들은 실망스러웠다.
올해 프로야구에도 강력한 외국인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다. 원 소속팀과 재계약에 성공한 선수는 나바로(삼성)와 밴헤켄(넥센), 찰리, 에릭, 테임즈(이상 NC), 밴와트(SK), 니퍼트, 마야(이상 두산), 필(KIA), 시스코(kt) 등 10명인데 kt 소속 시스코를 제외하면 모두 2015년 MVP 후보로 거론해도 무방할 정도다.
타자들 가운데는 나바로와 테임즈의 화력 대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의 삼고초려 끝에 잔류가 결정된 나바로는 올해 아쉽게 달성하지 못한 30-30클럽 가입을 노리고, 테임즈는 2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을 정조준하고 있다. 게다가 부상당하지 않은 필도 더욱 강력해진 방망이를 보여줄 전망이다.
투수는 밴헤켄의 20승 재도전이 가장 큰 관심사다. 2014년 시즌 128경기에서 20승에 성공했는데, 올해는 144경기로 늘어났다. 관건은 넥센 타선이다. 이제 한국에서 4년 차인 '퍼트형' 니퍼트의 활약과 '노히터 투수' 찰리도 내년이 기대되는 외국인투수다.
원 소속팀을 떠나 다른 팀에 둥지를 튼 외국인선수도 5명이나 된다. 넥센은 작년 LG에서 뛴 스나이더, LG는 작년 넥센에서 뛴 소사를 영입해 사실상 둘을 맞바꿨다. 롯데가 재계약을 포기한 유먼과 옥스프링도 금방 팀을 찾았는데, 유먼은 한화로 갔고 옥스프링은 kt 유니폼을 입는다. 또한 2012년 삼성 우승에 일조한 탈보트도 한화에 입단했다.
새롭게 한국야구를 찾은 외국인선수의 경력도 상당하다. '추신수의 전 동료'로 알려진 잭 한나한은 LG로 향했고, 강속구투수 피가로는 삼성에서 밴덴헐크 공백을 메워주길 기대하고 있다. 또 한 명의 '추신수 전 동료' 아두치는 롯데 외야를 책임질 것으로 예상되고 한때 보스턴 팀 유망주 랭킹 1위였던 마르테도 kt에서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2015년은 정규시즌 경기수가 늘어나 선수층 두께가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해졌다. 때문에 외국인선수에 대한 의존도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제 외국인선수 선발은 구단의 가장 중요한 행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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