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는 이번 시즌부터 10구단 체제로 재편된다. 9번째 구단인 NC 다이노스가 성공적으로 적응하며 1군에서 맞이한 두 번째 시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이제 10번째 구단 kt 위즈가 1군에 뛰어든다.
2년간 홀수 구단 체제로 진행되어 한 팀씩 번갈아가며 경기를 쉬는 것이 불가피했지만, 한 팀이 더 늘어 다시 짝수 구단이 되면서 각 팀은 휴식 없이 정규시즌 일정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이제 하루에 프로야구 5경기를 볼 수 있고, 경기 수는 팀 당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었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가장 많은 경기 수다.
이에 따라 프로야구 흥행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최고 기록은 2012년의 715만 6157명인데, 팀별 휴식이 없고 전체 경기 수가 증가해 지난 시즌 기록한 650만 관중은 뛰어넘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크다. 초반 열기가 얼마나 올라올지가 관건이다.

또 주목할 부분은 개인 기록이다. 리그가 확장되면 항상 새로운 기록이 따라온다. 이는 선수단 구성과 관련이 깊다. 지난해 9개 팀의 1군 엔트리는 총 235명으로 구성됐지만, 이제 261명이 됐다. 다시 말해 1군에서 뛸 수 없던 26명이 자리를 얻었다는 뜻이다.
이전에는 1군에서 자리를 잡기 힘들었던 투수와 타자들이 1군으로 오면서 특급 선수들이 이들을 상대하며 쌓는 성적이 더해져 대기록의 탄생이 더욱 촉진될 수 있다. 기존 구단 1군 불펜의 추격조와 야수 백업 멤버 중 1명씩은 기존에 비해 약해져 있다고 보면 된다. 신생팀 kt는 이러한 기존 구단들과 비교해도 전력이 아직 많이 부족한 편이다.
지난해 MVP인 서건창(넥센 히어로즈)을 예로 들면 전 경기에 출장할 경우 128경기보다 16경기가 늘어난 144경기에도 같은 타율을 유지한다면 201안타 이상도 누적할 수 있다. 3할7푼이던 타율 역시 상대적으로 기량이 떨어지는 투수들을 상대하는 비율이 늘어나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단 공인구나 마운드 상태, 스트라이크존, 자신의 컨디션 등 다른 모든 부분이 같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은 있다.
메이저리그를 봐도 리그 확장은 정상급 선수들의 기록잔치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살펴볼 수 있다. 단적으로 로저 매리스가 베이브 루스의 60홈런을 깨고 61홈런으로 단일 시즌 홈런 신기록을 세운 1961년,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가 경쟁하며 각각 70홈런, 66홈런으로 매리스를 넘어선 1998년은 모두 새로운 팀들이 둘이나 리그에 들어온 해였다.
이러한 대기록들은 흥행에 긍정적인 요소가 되지만, 1군 경험이 일천하거나 기량이 무르익지 않은 선수들로 인해 리그 수준이 하향평준화 될지도 모른다는 점은 악재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프로야구는 과거에 비해 경기의 질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팬들을 즐겁게 하는 기록이 양산되면 700만 관중의 영광을 재현함과 동시에 역대 최다 관중도 불가능한 꿈이 아니지만, 리그의 전반적인 수준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위권에 속할 8~10위 팀이 일정 수준 이상의 승률을 유지할 수 있다면 지속적인 관심을 통한 인기몰이가 현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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